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소방관이 되겠다'는 어릴 적 꿈을 이룬 한 소방공무원의 사연이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실린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중랑소방서에 근무하는 이성식(45) 소방장의 이야기다.

서울시는 이 소방장의 사연이 오는 3월부터 전국 초등학교에서 사용되는 5학년 도덕 교과서에 실린다고 18일 밝혔다.

이 소방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부친은 6·25 전쟁 때 한쪽 다리를 잃었고 모친은 한쪽 눈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다. 목발을 짚은 채 거리에서 야채와 과일을 팔아 생계를 이어오던 부친은 이 소방장이 21살 되던 해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노점상을 이어받아 장사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 소방장은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7시까지 청량리역 주변에서 신문 배달을 하며 돈을 벌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리어카를 끌며 장롱, 책상 등 가구 배달 일을 했다. 어려운 형편에 좌절하기보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는 중학생은 서른한 살 청년이 된 2005년 서울시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이 소방장은 어릴 적 결심을 잊지 않았다. 지금도 틈틈이 재활용 폐지와 박스 등을 모아 판 돈을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있다.

이 소방장은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나의 이야기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