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오는 23일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가 막을 올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야구는 '국민 스포츠'로 통하죠. 매년 800만 명 넘는 관중이 야구장을 찾고 모든 경기가 생중계됩니다.

그런데 야구광들도 경기를 보다 보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야구 규칙이 좀 복잡하거든요. 질문왕 문음표와 모르는 것이 없는 박사님의 대화로 헷갈리는 야구 규칙·용어를 정리했습니다.

질문왕: 타자가 친 공이 땅에 맞고 담장을 넘어가면 홈런인가요?

박사님: "땅에 맞고 넘어가면 '인정 2루타'라고 해. 2루타로 인정해준다는 뜻이지. 타자는 2루까지만 갈 수 있어. 타자가 친 공이 담장 틈에 꽉 껴서 수비수가 어찌할 수 없을 때에도 인정 2루타 규칙을 적용해."

질문왕: 투수가 공에 침을 묻히면 반칙이래요. 더러워서 그런 건가요?

박사님: "침을 묻히면 공이 손에 밀착돼. 더 빠르고 잘 휘는 공을 던질 수 있어. 과거에는 공에 꿀을 바르거나 껌을 붙이는 투수도 있었지. 야구계는 이걸 '부정 투구'로 여겨서 무조건 '볼'로 선언하고 반복되면 투수를 퇴장시킨단다."

질문왕: 투수가 공을 던지지도 않았는데 심판이 투수에게 반칙을 선언한 일도 있어요.

박사님: "'보크(balk)' 상황이로구나. 보크도 투수에게 타자와 정정당당하게 싸우라고 요구하는 규칙이야. ▲준비 동작 없이 갑자기 공을 던지거나 ▲공을 던지는 척만 하거나 ▲타자가 준비를 마치지 않았는데 공을 던지는 등 행동이 해당하지. 보크가 나오면 주자들은 자동으로 한 베이스씩 진루하게 돼."

질문왕: 수비수가 뜬공을 잡지도 않았는데 심판이 아웃을 선언했어요. 편파 판정 아닌가요?

박사님: "'인필드 플라이(Infield fly)'라는 규칙에 따른 판정이란다. 심판은 '노 아웃' '1아웃' 상황일 때 타자가 친 공이 내야에 뜨면 수비수가 잡기 전에 아웃을 선언할 수 있어. 수비수가 잡을 수 있는 공을 일부러 떨어뜨리고서 1루 주자와 타자 주자를 동시에 아웃시키는 편법을 막기 위해서야."

질문왕: 해설자가 '6-4-3' '4-6-3' 이런 얘기를 하던데요. 무슨 암호인가요?

박사님: "주자 2명을 동시에 잡는 '병살' 상황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지? 숫자는 수비팀 포지션 번호야. 투수가 1번, 포수는 2번이야. 1루수·2루수· 3루수·유격수·좌익수·중견수·우익수는 순서대로 3~9번이지. '6-4-3'은 유격수가 수비한 공을 2루수가 건네받고 1루수가 마무리했다는 의미란다."

질문왕: 투수가 똑같은 곳에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달라지는 이유는 뭐예요?

박사님: "스트라이크존은 타자의 겨드랑이 아래부터 무릎 위까지 공간이야. 타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서 스트라이크존도 달라진단다. 그래서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을 조금이라도 좁히려고 잔뜩 웅크린 자세를 취한단다."

질문왕: 주자가 수비수를 피해 외야까지 도망갈 수 있나요?

박사님: “하하, 그게 허용되면 온종일 술래잡기만 하겠구나. 주자는 베이스와 베이스를 연결한 가상의 직선 양옆으로 각각 0.9m씩만 움직일 수 있어. 다만 수비수의 태그를 피해 점프를 하는 것은 허용해. 미국에서는 공중제비돌기로 태그를 피한 주자도 있었어.”

질문왕: 안타 타구를 관중이 잠자리채로 주워가 버리면 어떻게 돼요?

박사님: “심판은 곧장 경기를 중단하고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를 추정해서 판정을 내려. 보통 타자가 2루타를 쳤다고 가정해서 타자는 2루까지, 주자는 2베이스씩 진루하도록 하지.”

◇숫자로 보는 야구 이야기

3
세계야구소프트볼총연맹(WBSC) 야구 순위에서 한국은 134개 나라 가운데 지난해 기준 3위다. 1위는 일본, 2위는 미국이다.

3vs.23 7vs.3
한국 대표팀은 미국 메이저리그 올스타팀과 1922년 처음 맞붙었다. 한국이 3대23으로 졌다. 84년 뒤인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은 메이저리거가 총출동한 미국을 7대3으로 이겼다.

58
‘역대 최고령 메이저리거’는 1934년 58세로 타석에 선 찰리 오리어리다. KBO 역대 최고령 선수는 송진우로 43세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762
프로리그에서 홈런을 가장 많이 친 선수는 미국 배리 본즈로 762개나 쏘아 올렸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714개 쳤다. 한국 선수로는 이승엽이 626개 때렸다.

2008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 마지막 올림픽은 2008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미국·쿠바·일본이 우승을 다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금메달은 한국 차지였다.

169.14
기네스북에 오른 야구 선수가 던진 가장 빠른 공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소속 어롤디스 채프먼이 2010년 9월 24일 던졌다. 시속 169.14㎞로 포수가 받기까지 0.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