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와 철쭉은 둘 다 진달래목(目·생물을 분류하는 단위이자 무리) 진달랫과로 아주 가까운 친척이에요. 나무 모양·꽃·잎·열매 등 모든 면이 많이 닮았죠. 진달래는 3~4월에 꽃이 피고, 철쭉은 진달래꽃이 지고 난 5월에 피어요. 철쭉은 진달래가 질 무렵에 연달아 핀다고 해서'연달래'라고 부르기도 해요.

꽃 피는 시기가 약간 다르다는 차이점만으로 두 꽃을 구별하기는 어렵겠죠? 진달래나 철쭉 모두 꽃이 필 때 한꺼번에 수북이 피는데 진달래는 개나리처럼 꽃만 먼저 피고 꽃이 질 무렵 잎이 자라나요. 철쭉은 잎이 난 가지 끝에 잎과 함께 꽃이 피고요.

진달래는 먹을 수 있어 '참꽃', 철쭉은 독이 있어 먹을 수 없다고 '개꽃'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아름답고 화려한 철쭉의 한자 이름은 '척촉(躑躅)'이에요. '아름다운 꽃을 보고 발걸음을 머뭇거린다'는 뜻이죠. 이 '척촉'이 변해서 지금의 철쭉이 됐어요. 지금은 많은 재배 품종이 만들어져 관상용으로 길러지고 있어요.

▲ 영산홍 / 우리가 주변 화단이나 공원에서 흔히 보는 철쭉은 산철쭉이거나 산철쭉을 개량한 영산홍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진달래가 '진짜 꽃'이라는 뜻의 '참꽃'으로 불린 건 먹을 수 있어서만은 아닐 거예요. 춥고 먹을 것도 없는 겨울이 끝났다는 걸 알려주는 꽃이라 더 반갑지 않았을까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이 그렇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은 주변 환경 변화를 더 민감하게 느껴요. 때를 잘못 맞추면 생존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같은 계절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단풍이 들지요. 시계도 달력도 없던 옛 조상들이 늘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주의 깊게 살폈던 것도 이 때문이에요. "두견새가 우는 걸 보니 뒷산에 두견화가 피었겠군" "조팝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니 모내기를 할 때로군" "나리가 피었으니 이제 조를 뿌려야겠네" 하면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던 거지요.

두견새

진달래는 두견새가 울면 꽃이 핀다고 '두견화'라고도 불렀어요. 두견새는 봄에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예요. 우는소리가 유난히 구슬프답니다.

한권의책 '사소한 구별법' (김은정 글·그림, 이수종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