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 국가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려운 가정환경의 청년들이 공부하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학교는 오는 2023년까지 정원의 최대 25%를 사회 소외 계층으로 채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입학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옥스퍼드대는 학업 성취 수준이 비슷한 지원자가 경쟁할 경우 취약 계층 출신에게 입학 우선권을 줄 예정이다. 또한 파운데이션(대학 입학 전 준비 과정) 정원도 기존의 12명에서 5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파운데이션은 난민 또는 보호 시설 출신이거나 스스로 가족 생계를 돌보는 지원자가 대학 입학 전 1년간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다. 파운데이션을 거친 지원자는 다른 지원자보다 성적이 낮아도 정식 입학할 수 있다. 루이즈 리처드슨 옥스퍼드대 부총장은 "학업 성취 수준이 비슷한 경우 부유한 가정 출신보다 빈곤층 지원자에게 입학 기회를 주는 것이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대학에도 이와 비슷한 입학 제도 변화가 도입됐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SAT 시험 평가 기준에 '역경 점수'를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SAT를 관장하는 미국대학위원회는 "대학 입학시험에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점수로 환산해 반영하겠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소득에 따라 SAT 점수 차이가 많이 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올가을부터 새롭게 반영되는 역경 점수는 학생 부모의 소득과 교육 수준, 거주 지역의 빈곤율 등 15개 요소를 고려해 부여한다.

데이비드 콜먼 대학위원회 대표는 "우리는 SAT에 반영된 부의 불평등을 못 본 척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SAT 점수가 높은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역경 점수 제도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