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는 건 웅덩이나 물, 구멍에 빠지는 것과는 달라. 사랑에 빠지면 누군가는 귓가에 종소리가 들린다고 해. 누군가는 슬픈 음악을 듣거나 드라마의 한 장면만 봐도 눈물이 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분명히 떨어져 있는데도 온종일 눈앞에 그 사람만 보인다고 하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증언을 한번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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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오후 도서관에 갔는데, 내가 고르는 책마다 그 애도 같이 집어 들지 뭐야. 책 읽는 그 애의 뒷모습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어. 그때 알았지. 내가 사랑에 빠졌다는 걸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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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옆모습을 아주 잠깐 본 적이 있는데 시간이 한 시간이나 훌쩍 지났지 뭐야. 그 순간 다시 깨달았어. 그녀가 내 사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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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과 똑같은 이름만 들어도, 그 사람이 신은 똑같은 운동화만 봐도 심장이 쿵쾅거렸어. 그때 내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문제는 꼭 두 사람이 동시에 빠지지는 않는다는 거지. 며칠 뒤 공원에 산책하러 갔다가 그가 다른 여자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을 봤어. 사랑에 빠져드는 건 때론 나올 수 없는 구멍에 빠지는 것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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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애가 뭘 하고 싶은지, 뭘 먹고 싶은지, 어디가 아픈지, 왜 그런 소리를 내는지 다 알 수 있어. 말은 못하지만 마지막 숨을 쉴 때 난 그 애가 온몸으로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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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는 것이 생각만큼 항상 행복한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때론 슬프고 우울하기도 한 건가 봐.

아무리 남의 말을 들어봐도 이해가 안 된다고? 나도 그래. 그러니까 좋은지 아닌지 우리 같이 사랑에 빠져 보자고. 풍덩!

리잼 '세상의 거의 모든 질문' (전현정 글, 박준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