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용인에서 3세 여자 아이가 폭스테리어에 물려 다쳤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부산에서도 폭스테리어가 초등학생 2명을 문 일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반려견 문화가 확산하면서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개에 물려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총 6883명(2016년 2111명, 2017년 2404명, 2018년 2368명)입니다. 하루 6명꼴로 개 물림 사고가 나는 셈이에요. 

하지만 반려견 관리에 대한 개 주인들의 안전 인식은 여전히 낮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조사에선 국내 반려견 주인의 20％가 목줄이나 인식표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길에서 목줄이 풀린 사나운 개와 마주쳤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달리면 추격 본능 자극… 눈 마주치지 말고 천천히 움직여야

개 물림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모르는 개 가까이에는 가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보통 어린이들은 길에서 개를 만나면 만지거나 먹을 것을 주며 반가움을 표현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해요. 개는 낯선 사람을 만나면 언제든지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거든요.

사나운 개와 맞닥뜨렸을 때 개를 정면으로 쳐다봐서는 안 돼요. 개는 이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개와 눈을 마주치지 말고 제자리에서 가만히 서서 개가 흥분을 가라앉힐 때까지 기다리세요.

무조건 도망가거나 등을 보이며 뛰어가면 위험합니다. 개에겐 추격 본능과 사냥 본능이 있기 때문에 뛰거나 과도한 동작을 본 순간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죠. 고함을 지르는 등 큰소리를 내는 것도 위험합니다. 개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 자릴 피하는 게 좋아요.

개가 으르렁거리며 다가오는 경우에는 책가방이나 우산 등으로 앞을 가리고 뒷걸음질로 물러나야 해요. 겁을 먹어 주저앉는 약한 모습을 보여도 달려들 수 있으니 침착하게 움직이세요.

책가방 던져 관심 돌려고, 넘어지면 목 감싸야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 했지만 개가 공격을 시도할 경우엔 들고 있던 책가방이나 우산, 신발 등을 다른 데로 던져 개의 관심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개를 피해 도망가다 넘어졌다면 어디를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할까요? 바로 목입니다. 개들은 본능적으로 목덜미를 물어 흔드는 공격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고 양손을 깍지 낀 채 목덜미를 감싸줘야 해요. 이때 무섭다고 울거나 발버둥을 치면 오히려 위험해요. 반응을 보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개가 흥미를 잃고 그냥 지나갈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물렸을 땐 깨끗한 물로 씻고 병원으로

만약 개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를 무조건 잡아당겨서는 안 돼요. 당기려고 할수록 개는 절대 놓지 않아 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어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개를 떼어낸 뒤 빠르게 응급 처치를 받는 게 중요합니다. 상처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고, 피가 많이 날 경우 붕대나 천으로 압박해 피를 멈추게 한 뒤 병원으로 가야 해요.

개에 물렸을 경우에는 가볍게 긁힌 경우라도 꼭 병원을 찾아 광견병(공수병), 파상풍(파상풍균에 감염돼 몸이 쑤시는 질환) 관련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