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먹은 음식은 언제 똥으로 나올까?' '요구르트를 마시면 왜 가래 같은 게 생길까?'

누구나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궁금하긴 하지만 너무 사소하거나 묻기 민망해 그냥 넘길 법한 그런 질문 말이다. 이처럼 '사소해서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유튜버가 있다. 52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지닌 '사물궁이 잡학지식(이하 사물궁이)'이다. 사물궁이는 일상에서 문득 떠오를 만한 궁금증을 과학적 근거를 달아 설명한다. 영상을 본 구독자들은 "아! 그런 거였어?" 하곤 무릎을 친다. 지난달 25일, 이메일 인터뷰로 사물궁이를 만났다. 그는 '신비주의자'였다. 얼굴과 본명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Q. 사물궁이는 참 독특한 채널이에요. 보통 유튜버들이 많이 하는 먹방이나 뷰티가 아닌 '사소한 궁금증'을 다루잖아요. 사물궁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물궁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기 전에 페이스북에서 '스피드 웨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어요. 페이스북을 즐겨 하는 분이라면 스피드 웨건을 한 번쯤 들어봤을지 모르겠어요. 그땐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글로 적어 설명해줬어요. 반응이 아주 뜨거웠어요. 하지만 페이스북 특성상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죠. 제가 잘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머리카락을 뽑았을 때 끝에 투명한 건 뭘까?' '비 올 때 달리기와 걷기 중 비를 덜 맞는 방법은?'등 영상 주제가 기발합니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 ‘사물궁이 잡학지식’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 누구나 한 번쯤 고개를 갸웃했을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 사물궁이 잡학지식 유튜브 캡처

"요즘엔 구독자의 힘을 빌리고 있어요. 영상 하나를 올리면 댓글이 3000개 이상 달려요. 대부분 '사물궁이님 이건 뭘까요? 알려주세요!' 하며 평소 정말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을 남기죠. 모든 댓글을 꼼꼼히 읽고 유익한 주제를 선정해 영상으로 만든답니다. 이렇게 따로 정리해놓은 질문만 5000개가 넘어요. 든든합니다."

사물궁이 영상은 5분 남짓이다. 궁금증을 해결해줄 다양한 과학 지식을 영상에 담는다. 짧은 영상이지만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다. 사물궁이는 "한 주제를 가지고 자료 조사만 몇 달씩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Q. 영상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요?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늘 안고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많은 방법으로 꼼꼼하게 사실 확인을 하죠.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는 확신이 들면 영상으로 제작합니다.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해 제작을 중단한 경우도 많아요. 내레이션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5분짜리 내레이션 녹음하는 데 5시간 정도 걸려요. 어린이가 봐도 이해하기 쉽도록 말의 속도를 조절하고 정확하게 발음하려고 노력합니다."

Q. 지난 1월에 첫 영상을 올렸네요. 6개월 만에 구독자 5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사람들이 사물궁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요.

"다 제가 귀여워서죠. 농담이고요. 솔직히 왜 좋아해 주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댓글을 보면 '주제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내레이션이 명쾌하고 말투가 귀엽다'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들 하세요. 이렇게 쓰고 보니 꽤 괜찮은 채널 같네요(웃음). 그러니까 구독해 주세요! 하하."

Q. 사물궁이를 보며 유튜버의 꿈을 키워나가는 학생도 있을 거예요.

"일단 응원해요. 하고 싶으면 하는 거죠 뭐.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하는 것'과 '진짜 해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요. 다만, 유튜버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은 버려야 해요. 생각보다 훨씬 더 불안정한 직업이거든요. 하루하루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