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로고를 삐뚤빼뚤 그린 종이를 옷 위에 붙였다가 놀림거리가 된 초등학생. 그의 그림을 새긴 티셔츠가 정식 출시됐다. 어떤 사연일까?

▲ 테네시주립대학교 공식 기념품으로 다시 태어난 초등학생의 손 그림 티셔츠./테네시주립대 기념품 매장 트위터

지난 9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오른쪽 사진>다. 미국에서 매년 9월 첫 번째 월요일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학 미식축구팀의 공식 티셔츠를 입고 등교해 응원을 보내는 날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소년은 테네시주립대학교(UT) 미식축구팀을 좋아하지만, 테네시는 플로리다로부터 1158㎞, 자동차로 11시간이나 걸리는 곳에 위치해 옷을 구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소년은 테네시주립대의 상징 색깔인 주황색 티셔츠 위에 직접 그린 대학 로고를 붙여 입고 나타났다.

스스로 만든 티셔츠가 마음에 들었던 소년은 점심시간 이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다른 학생들이 그의 티셔츠를 보고 놀려댄 것이다. 담임교사인 로라 스나이더는 상처받은 소년을 달래주려고 이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스나이더가 올린 글은 테네시주립대까지 퍼져 나갔다. 랜디 보이드 테네시주립대 임시 총장은 "플로리다의 어린 학생이 보낸 사랑에 감동했다"며 대학 기념품을 소년에게 선물했다. 또 테네시주립대 공식 기념품 매장은 소년이 그린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정식 발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티셔츠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집단 괴롭힘 방지 재단에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