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 컵(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느 카페나 음식점에 가면 이런 글말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의 텀블러를 가져오면 100원 정도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솔직히 우리가 일회용품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거나. 그래서 이번 휴가 때는 우리가 얼마나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지 알아보고, 환경 문제도 생각해 보기로 했다.

"엄마, 혹시 저기 차 뒤에 있는 거 뭐예요?" "응. 장 보러 갔는데 있기에 샀어." 차의 뒷좌석에는 큰 비닐봉지 안에 여러 개의 과자 봉지가 들어 있었다. "다 비닐이네." 휴가 처음부터 비닐을 마구 마구 쓰기 시작했다.

"아빠, 근데 우리 휴가 어디로 가요?" 그 위치는 산자락이었다. '가만, 산자락이면 산에 있는 나무들을 다 자르고 지었단 말이야?' 물론 우리의 편의를 위한 거라지만 그 여가 시설 때문에 산을 다 깎아내린 거라고 생각하니 심각했다.

경치는 아주 좋았다. 숙소 바로 앞에는 골프장이 있었다. "우와! 여기 집 진짜 크네. 무슨 문도 대문짝만 해." "텔레비전도 두 개나 있어." 우리 가족은 감탄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산을 깎아내렸다는 생각에 가득 찼다. 우람한 산에 갑자기 텅 빈 공터. 그곳이 바로 골프장이었다.

저녁은 딱히 먹으러 나갈 곳이 없어서 룸 서비스로 치킨과 떡볶이를 시켜 먹었다. "와, 이거 다 일회용이네." 수저와 그릇이 모두 일회용이었다. 심지어 그것이 담겨 있는 비닐도 모두. '차라리 그냥 숙소에 수저를 가져다 놓지.' 카페에 가서 쓴 수저도 일회용품이었다. '아직도 이런 가게들이 조금 있네.'

다음 날 저녁. "저기 이제 골프 다 쳤나 보다." "근데 저기 왜 천을 씌워요?" "골프장이 망가지지 말라고 씌우는 거야." 아빠의 말씀을 듣고 조금 의아했다. '골프장은 보호하면서 왜 환경은 보호 안 하지?'

우리가 간 숙소 말고도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곳이 아직도 있을 것이다. 환경도 많이 파괴하고 말이다. 골프장같이. 우리나라는 폐기물이 많은 나라 1위에서 2위를 오간다. 휴가철 바닷가에도 쓰레기가 아주 많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애초부터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면 좋겠다. 일회용품을 조금 자제하고, 최대한 개인이 가져온 장바구니나 텀블러를 사용한다면 그 작은 실천들이 모이고 모여 쓰레기가 줄어들 거다.

〈평〉 와! 정말 오랜만에 자연스레 써내려간 논설문을 만났다. 전혀 거부감 없이 ‘그래 맞아, 이렇게 해야지’ 하고 마음먹게 하는 글이다. 글감도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걸 골랐다. 흔히 주장하기는 쉽지만 그 이유를 들어 자신의 생각을 내세우는 건 어려운데 말이다.
환경을 위한 일은 백 번, 천 번 말하고 실천해도 부족하다. 글쓴이는 6학년답게 일상생활에서 문제점을 찾아내 나름대로 해결법을 내놓았다. 여기저기 곳곳마다 널린 일회용품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보며 고민한 결과다. 무조건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고 무리하게 자기 생각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생활 장면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문제와 해결 방법을 가려내는 태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