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한 달째… '지구의 허파' 아마존은 지금

'지구의 허파' 아마존이 검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월부터 이어진 산불 때문이죠. 올해 들어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산불은 8만6000여 건에 달합니다. 브라질국립연구소(INPE)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에만 2만9944㎢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에 타 파괴됐어요. 축구 경기장 420만 개에 해당하는 넓이죠. 아마존 산불은 지구촌의 재앙 수준으로 치닫고 있어요. 하지만 이 사태를 그저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이가 많은 상황입니다. 온 인류가 함께 나서 보호해야 할 소중한 땅인데도 말이죠. 수없이 많은 생명이 움트는 대지, 아마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 누런 흙길을 사이에 두고 푸른 대지(오른쪽)와 검게 그을린 폐허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지난달 27일, 이미 수차례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의 모습이다. 아마존에서 화재는 흔히 일어난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인간이 고의로 저지르는 일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소를 키울 목장과 농사지을 땅을 마련하기 위해 '지구의 허파'에 불을 지르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열대우림 '아마존'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열대우림입니다. 전체 길이가 6679㎞에 달하는 아마존강 유역을 따라 형성돼 있어요. 아마존 열대우림의 전체 면적은 705만㎢로, 남한 면적의 70배나 된답니다. 브라질 북부 전체를 비롯해 페루·에콰도르·볼리비아·콜롬비아·베네수엘라·가이아나·수리남 등 남아메리카 8개국에 걸쳐 있죠.

▲ 지난 10일 브라질 론도니아주(州)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불이 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아마존에는 300만여 종 식물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이 식물들은 지구가 매일 내뿜는 어마어마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요.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온실가스죠. 아마존 식물들은 이산화탄소를 양껏 빨아들이며 지구가 빨리 달아오르는 것을 막는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구 산소의 3분의 1가량을 생산한다고 알려졌어요. 최근에는 이 같은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어요. 아마존에 서식하는 동식물도 호흡할 때 산소를 쓰기 때문이죠. 산소를 뿜어낸 만큼 흡수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온 산소를 다른 지역 생물이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거예요. 다만 아마존이 매일 엄청난 양의 산소를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거둬들인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랍니다.

▲ 아마존 열대우림에 논밭이 들어선 모습. 콩 심을 땅을 마련하기 위해 울창한 나무를 베어낸 것이다. / 로이터 연합뉴스

아마존에는 다양한 동물도 살고 있어요. 곤충 250만 종, 조류 1500종, 어류 2200종, 포유류 430종이 서식하죠.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종도 수만 종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요.

아마존 파괴 막으려면 육식 줄여라?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INPE에 따르면 1988년 이래 30년간 78만3000㎢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졌습니다. 이는 독일 국토 면적(35만7409㎢)의 배를 넘는 규모죠.

▲ 4일 브라질 마토 그로소주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불이 나 나무가 활활 타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아마존에서는 숲을 파괴하는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대부분 화재는 전형적인 '인재(人災)'입니다. 습도가 높은 열대우림인 아마존에서는 산불이 자연적으로 일어나지 않거든요. 누군가 고의로 아마존 열대우림에 불을 질렀다는 거죠. 농민과 벌목꾼들은 소를 키울 풀밭을 만들고 콩과 옥수수를 심을 땅을 넓히기 위해 일부러 나무에 불을 내고 있어요. 여기에 최근 기후변화로 아마존 인근이 점점 건조해지며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졌죠. 세계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호물로 바티스타 연구원은 AFP 통신 인터뷰에서 "아마존에서 파괴된 삼림의 65％ 이상이 소를 사육하는 목초지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환경 운동가들은 "아마존을 살리려면 소고기를 적게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답니다.

지키려는 자 vs. 파괴하는 자

"우리 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나는 비록 늙었지만, 마지막 날까지 여러분이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투쟁할 겁니다."

▲ ①지난 6일 프랑스 아키텐주(州) 보르도에서 열린 '클라이맥스 환경 축제'에 참여한 라오니 메투크티레 족장. 브라질 원주민인 라오니 족장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평생을 바쳤다. ②3일 브라질 노바 프론테이라 지역에서 아마존 화재 진압에 투입된 군인들이 불길을 잡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화재 진화 작업에 군 병력 4만4000여 명을 투입시켰다. ③7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에 참여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 AFP·AP·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원주민인 카야포족의 족장 라오니 메투크티레(89). 그는 평생을 아마존 보호에 헌신한 인물입니다. 수십 년 전부터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아마존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죠. 그는 최근 아마존 산불로 열대우림이 급격히 훼손되자 또 한 번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아마존 산불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죠.

최근 라오니 족장은 2020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공식 추천됐습니다. 브라질 인류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이 속한 다르시 히베이루 재단이 그의 공을 높이 평가했죠. 재단 측은 "라오니 족장은 아마존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살아 있는 상징"이라며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아마존을 살리는 데 몸 바쳤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답니다.

아마존 개발을 앞장서 주도하는 이도 있습니다. 바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죠. 브라질 언론과 외신, 학자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번 아마존 산불 사태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해요. 지난 1월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요 공약은 '아마존 개발'입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려는 방법이죠. 세계 각국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답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정권은 "아마존 보호는 개발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답니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