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지구 이래도 외면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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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07 11:09

환경 문제 경각심 일깨우는 아이디어 3

	'중환자' 지구 이래도 외면할건가요?

학교 수업이 한창일 금요일 오전, 청소년 수백 명이 광화문 거리를 찾았습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라!"

지난달 27일 열린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참가한 청소년들입니다. 기후 변화로 위협받는 미래를 지키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지요. 이들은 대한민국에 '상(賞)'도 하나 줬습니다. 구체적 계획도 없이 탄소량만 줄이겠다고 말하는 정부에 '무책임 끝판왕상'을 수여한 거죠. 잘못한 일에 상을 준다니 엉뚱한 발상이지요?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행동입니다. 환경 파괴의 영향은 서서히 나타나 우리가 평소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처럼 환경 문제에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맑은 공기는 캔에 담겨 2만㎞를 이동한 뒤 태국 소비자에게 판매된다./알프스 이니셔티브 홈페이지 캡처
스위스의 맑은 공기는 캔에 담겨 2만㎞를 이동한 뒤 태국 소비자에게 판매된다./알프스 이니셔티브 홈페이지 캡처


"지구 오염에 일조한 제품에 賞을"

2019 환경 수치상, 스위스 공기 캔


“올해 환경 수치상은 “스위스 공기 캔!”
지난 2일(현지 시각) 스위스 환경 단체 알프스 이니셔티브는 ‘2019 환경 수치상’의 주인공을 ‘공기 캔’(스위스 에어 디럭스)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단체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선정해 매년 ‘환경 수치상’을 줍니다. 주로 필요 이상 멀리 이동하는 제품이 상을 받습니다. 깨끗한 공기를 담은 캔을 운송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배기가스를 내뿜는 배나 비행기를 이용하는 걸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셈이라는 거죠.
공기 캔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제품은 ‘노르웨이 물’(보스)과 ‘프로슈토 햄’(구스토 이탈리아노)입니다. 얼마나 긴 여정을 거쳐 소비자를 만나기에 수상 후보가 된 걸까요? 이들이 제작돼 판매되기까지 이동하는 거리는 프로슈토 햄이 1700㎞, 노르웨이 물이 1500㎞, 공기 캔이 2만㎞였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약 390㎞라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먼 거리를 가는 거죠. 예컨대 프로슈토 햄은 도살·가공·포장·판매를 각각 다른 나라에서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달 22일 열린 피졸빙하의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AP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열린 피졸빙하의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AP 연합뉴스


"얼음산의 죽음 애도합시다"

10% 남은 피졸빙하 장례식


지난달 22일 스위스 알프스 산맥 피졸산에 검은 옷을 입은 250여 명이 모였습니다. 피졸산 위 빙하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검은 모자를 쓰거나 검은 스카프를 두르고 장례식에 온 조문객이지요. 빙하의 죽음이라니 무슨 말일까요?
1987년만 해도 면적이 32만㎡에 달했던 피졸빙하는 이제 고작 2만 여㎡만 남았습니다. 눈이 얼어붙어 1년 내내 ‘얼음산’이던 빙하가 기후 변화로 점점 녹아내린 겁니다. 영국 BBC 등 외신은 “지구 온난화가 빨라지면서 피졸산 빙하가 13년 만에 80% 이상 사라져버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장례식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오랜 기간 이 빙하를 연구했던 전문가들도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취리히대학교 마티아스 후스 교수는 “친한 친구가 죽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어요.


	‘나무 전시’를 통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포 포레스트’./포 포레스트 홈페이지 캡처
‘나무 전시’를 통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포 포레스트’./포 포레스트 홈페이지 캡처



"숲 전시장 눈으로 보니 어떠세요?"

축구장에 나무 심어 숲 멸종 위기 경고


현재 오스트리아의 클라겐푸르트 뷔르테레스 축구장에는 축구 경기 대신 전시 ‘포 포레스트’가 열립니다. 높이 15m 나무 300여 그루가 축구장을 메웠지요. 기획자 클라우스 리트만은 인간의 욕심으로 아마존의 숲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이 전시를 기획했다고 해요. 지금은 나무가 일상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존재지만, 환경보호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축구 경기처럼 일부러 특정 장소에 찾아가야 볼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점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죠.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숲은 멸종 동물처럼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했어요. 나무는 오는 27일 전시가 끝난 뒤 경기장 주변으로 옮겨 심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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