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하는 이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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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08 09:59

활동량 지나치게 많고 충동적… 혹시 ADHD?

게임·TV 노출 잦으면 뇌 성장 방해
시각적 파악 우수해도 통제력 부족… 조기에 ADHD 증상 발견해 관리를

지난주에 이어 머리가 좋은데 공부를 못하는 아이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학부모]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하는 이유 ②
시각적 파악력 우수… 자기 통제력은 부족

2004년 미국소아과학회지(Pediatrics)에는 생후 1~3년에 텔레비전을 장시간 시청한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됐을 때 주의력 결핍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미국 시애틀 아동병원의 드미트리 크리스타키스 박사가 12~36개월 아이 260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한 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집중력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10%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병원에서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라는 진단을 받지는 않았더라도 학교 교실에서 얌전히 있지 못하고 과제에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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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사람들은 어린이의 주의력 지속 시간이 짧다는 것을 압니다. 따라서 유아 프로그램과 동영상은 보통 장면이 신속히 바뀌도록 편집합니다.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는 뇌가 짧고 신속한 정보에 익숙하게 해 한 가지 주제에 오래 집중하는 참을성을 기를 수 없게 만듭니다. 유아 프로그램이 대부분 그렇듯 장면이 빨리 바뀌는 프로그램에 익숙해지면 초등학교 때 오래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거나 수학을 배우기가 어려워집니다.

아이의 뇌는 환경과 접촉하면서 발달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뛰놀 시간이 줄면서 뇌도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습니다. 운동하는 동안 뇌는 새로운 신경들을 연결하면서 행동을 조절하고,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촉진합니다. 그러나 학교와 학원만 오가거나 게임이나 텔레비전 보는 데만 시간을 쓰면 뇌가 불균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주의 집중, 언어 발달, 충동 억제,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부분의 뇌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낮습니다. 반면 시각과 밀접하게 관련된 후두엽 부분에서는 활발한 뇌 활동이 진행됩니다. 이는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가 시각적인 파악은 우수하지만 자기 통제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ADHD를 조기 발견하라

ADHD는 과잉 행동, 주의 산만, 충동성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고 소란해 지속적인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 행동으로 일상에 지장을 받는다면 ADHD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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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어린이는 제법 한참 앉아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데, 이때 주위에 웬만한 일이 발생해도 금방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일에 몰두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이도 있습니다. 흥미가 있는 그림책도 1~2분 이상 들여다보지 못하고 옆방에서 나는 소리에 일어나 쫓아갑니다. 관심이 있어서 시작한 대부분 일을 끝내지 못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실제로 행동 문제를 보입니다. 특히 규칙을 따르고 얌전히 앉아 있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요구에 따르지 못하면 ADHD 증상이 있는 게 아닌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말이 많아요" "끊임없이 움직여요"라는 교사의 평가를 들을 수 있습니다. 과잉 행동과 충동성을 보이는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행동 증상은 줄고 언어 표현과 관련된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는 남이 말하는 중에 자주 끼어들거나 자기 차례가 아닌데도 불쑥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ADHD가 의심되는 아이는 조기에 발견해 시각적 자극에 너무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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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의학박사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현재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 및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

베가북스 '공부 두뇌' (김영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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