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천재 기타리스트 양태환 군(강원 화천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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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07 11:19

기타와 나는 한 몸… 매일 큰 공연장 서는 상상하죠

평창올림픽 기타 소년으로 '주목' 청소년 유망주 예술 부문에 선정
최근엔 배우 도전, 음악 영화 찍어… 한국 대표하는 기타리스트 될래요

'평창올림픽 폐막식을 본 사람이라면 모두 충격받았을 것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전자기타를 치던 소년은 함께 공연한 케이팝(K-POP) 가수 CL과 엑소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THE 인터뷰]
“시골에선 마땅히 할 게 없어요. 매일 기타 치고 노는 게 전부죠. 그러다 보니 기타랑 이만큼 친해진 것 같아요.” 기타리스트 양태환 군이 말했다. 강원 화천의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란 태환이는 어릴 적부터 기타를 친구 삼아 지내왔다. 기타 연주 경력 10년 차인 태환이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 양수열 기자
미국 매체 타임지는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폐막식 무대에 오른 곱슬머리 소년을 '진정한 영웅'이라 부르며 이렇게 평가했다. 주인공은 당시 강원 화천 원천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양태환(화천중 2) 군. '기타 신동'으로 지역에선 이미 유명 인사였다. 13살에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무대에 선 태환이는 최근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는 '유스히어로 프라이즈(자랑스러운 청소년대상)' 예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기타는 가장 친한 친구

"발전 가능성이 큰 학생에게 주는 상이래요. 음악 하는 친구들을 대표해서 받은 만큼 열심히 해야죠." 지난 1일 서울 영등포 스카우트회관에서 만난 태환이가 말했다. 뜻깊은 상을 받으러 화천에서 서울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차였다. 태환이 곁에는 어릴 적부터 함께한 가장 친한 친구, 기타가 있었다. "저랑 제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친구예요. 얘랑 저는 거의 한 몸이에요. 씻을 때 빼곤 항상 붙어 있죠. 이름은 따로 안 지어줬어요. 그냥 기타라고 부르는 게 더 멋있거든요."

유스히어로 프라이즈는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청소년 유망주를 지원하기 위해 2007년 제정한 상이다. 학술·문화·체육·봉사 등 5개 부문에서 각각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1명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역대 수상자로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이 있다. 태환이는 '육상 샛별' 양예빈 등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얼마 전에 다니던 영어·종합 학원을 그만뒀어요. 공부는 제 길이 아닌 것 같아서요(웃음). 그 대신 부모님이 서울의 기타 학원에 등록해 주셨죠. 일주일에 한 번씩 혼자 버스 타고 서울을 왔다갔다하는데, 올 때마다 설레요. 고척스카이돔 같은 큰 공연장에서 연주하면 어떨까 매일 상상하죠."

"기타만큼 재밌는 게 없어요"

태환이는 6살 때 처음 기타를 배웠다. 기타리스트인 아버지 영향이 컸다. 기타보다 키가 작던 꼬마는 아버지 어깨너머로 줄 튕기는 법을 깨쳤다. 태환이는 "손으로 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소리가 나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후 기타와 떨어질 줄을 몰랐다. 밥 먹을 때도 악기를 무릎에 올려두고 한 손으로 만지작거릴 정도였다. 청출어람(靑出於藍·제자가 스승보다 나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라 했던가. 어느새 아버지 실력을 넘어섰다. 초등학생 때부터 유엔(UN) 국제바자회, 화천뮤직페스티벌 등 굵직한 행사에 초청받아 연주력을 뽐냈다. 시골 소년의 '평범하지 않은' 실력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귀까지 흘러들어 갔다.

"6학년 때 학교 끝나고 집에 왔는데 아빠가 그러시는 거예요. 제가 올림픽 폐막식에 설 수도 있다고요. 안 믿겼죠. 서울에 있는 조직위원회 사무실 찾아가서 '공연 당일까지 주변에 절대 말하지 않겠다'는 비밀 서약을 하고 나서야 실감이 났어요."

폐막식 6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다. 연주곡은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태환이는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만큼 실수하지 않으려고 수천 번 연습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리허설 때 아빠가 제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주셨어요. 와, 멋지긴 멋지더라고요. 본 공연 때도 생각보다 카메라에 많이 잡혔어요. 무대에 있던 5분 동안 완전 푹 빠져서 연주하느라 저를 찍는지도 몰랐지만요."

태환이는 최근 영화배우로도 거듭났다. 중학생 밴드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은 음악 영화로, 내년 상반기 개봉을 앞뒀다. "연기도 해보니까 재밌긴 한데 좀 피곤하고 힘들었어요. 기타 칠 때가 제일 행복해요.한 가지만 잘해도 성공하는 시대라고 하잖아요. 기타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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