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트렌드] 이색 젤리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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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08 11:25

"으악~ 이게 뭐야?"

핏발이 선 진짜 안구 같은 '눈알젤리', 앙증맞은 파란 지구본 모양의 '지구젤리', 한 송이 포도 모양의 '포도젤리'…. 이름도 모양도 생소한 젤리들이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싸 간식'으로 떠올랐다. 학교 앞 문구점이나 편의점 주인들이 '없어서 못 판다'며 혀를 내두를 만큼 인기다. 동그란 젤리를 살짝 깨물면, 시럽이 줄줄 흘러나와 입안에 새콤달콤한 맛이 확 퍼진다. 하지만 이 같은 젤리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는데…. 어린이들과 함께 이색 젤리를 맛보고 주의할 점도 살폈다. / 편집자

	[초등 트렌드] 이색 젤리 유행
서울 독립문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 고민우(위·6학년) 군과 가희(4학년) 양은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사에서 기자와 만나 “요즘 학교에서 눈알젤리와 지구젤리는 최고 인기”라며 “주변 문구점이나 편의점에선 품절이라 구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 김종연 기자
초등 트렌드 이색 젤리 유행

	[초등 트렌드] 이색 젤리 유행
요즘 유행 중인 이색 젤리들은 독특한 식감과 씹을 때 나는 독특한 소리 덕분에 유튜브 먹방(음식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혹은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특정 소리를 들려줘 기분 좋게 하는 콘텐츠) 방송에서 자주 소개되는 아이템이다. 이지수(서울 잠실초 6) 양은 "처음에는 유튜버들이 먹는 걸 보고 무슨 맛일지 궁금해서 샀는데 말캉말캉한 식감이 좋아 어느새 중독됐다"고 말했다. 이선율(경기 고양동산초 5) 군은 "요즘 지구젤리, 눈알젤리 못 먹어봤다고 하면 '아싸' 취급받는다"며 웃었다. 이 군은 "맛은 일반 젤리랑 비슷한데 모양이랑 씹는 느낌은 확실히 다르고 신기하다"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징글' '댕글' 놀기 좋고, '말캉말캉' 먹기 좋고

엿새 만에 200만 개… 초등 손님 무섭네


	[초등 트렌드] 이색 젤리 유행
독일 식품 회사 트롤리의 제품인 눈알젤리·지구젤리는 그동안 해외 직구 사이트나 일부 수입과자 매장에서 주로 팔리다가, 최근 유튜브 영상의 콘텐츠로 자주 활용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외에도 우주젤리·포도젤리·축구공젤리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 초등학교 앞 문구점은 물론 수퍼마켓, 편의점 등은 이색 젤리를 찾는 초등학생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지구젤리를 정식 수입해 선보인 편의점 GS25는 판매 개시 5일 만에 100만 개를 다 팔아치웠다. 이후 100만 개를 추가로 들여왔는데, 하루 만에 또다시 모두 팔았다고 한다. 김원진 GS25 가공식품팀 담당 MD는 "국내 유튜버들이 소개하는 이색 젤리는 맛뿐 아니라 식감·소리·모양까지 특별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했다. 장민서(서울 금화초 4) 양은 눈알젤리의 매력으로 '재미'를 꼽았다. 장 양은 "징그럽게 생겨서 친구들을 놀리기 좋다"며 "집에서 먹고 싶어도 참았다가 학교에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초등 트렌드] 이색 젤리 유행
가격은 만만치 않다. GS25는 지구젤리를 개당 1000원에 판매하지만, 학교 앞 문구점 중에선 개당 2500~3500원에 받는 곳도 있다.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돈을 더 준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서울 은평구의 문구점 주인 김모씨가 말했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양진경(44·경기 고양시)씨는 "아이들이 매일 젤리를 사달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구할 수 없어 답답한 노릇"이라고 했다.

학부모들이 지구젤리를 박스(60개 들이)째 사가는 일도 많다. 소셜미디어(SNS)나 온라인 카페에서는 "지구젤리나 눈알젤리를 구한다" "공동 구매하자"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끈적끈적해 치아 표면에 '착'… 당분 많아 충치 조심해야

치아 건강엔 '빨간불'

	[초등 트렌드] 이색 젤리 유행

하지만 이런 젤리를 먹은 뒤 치아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발표한 '음식물 충치 유발 지수'에 따르면 원인 물질로 젤리가 1위에 뽑혔다. 당도와 치아에 달라붙는 정도(점착도)를 종합해 1부터 50까지 수치로 나타낸 충치 유발 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충치가 잘 생긴다는 뜻이다. 젤리는 46을 기록해 캐러멜(38), 초콜릿(15), 비스킷·과자(27)보다 높았다.

김주식치과의 김주식 원장은 "젤리는 당 함량이 많고 끈적이는 성질이 있어 치아 표면에 오랫동안 붙어 있으므로 충치균(뮤탄스균)이 증식하기 쉽다"고 말했다.

특히 유치(유아기에 난 치아)를 가진 어린이의 경우, 충치가 진행되는 속도가 어른보다 빠르므로 젤리를 먹은 뒤 양치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김 원장은 "젤리·캐러멜 같은 달고 끈적끈적한 음식을 먹었을 때는 곧바로 양치질을 해야 한다"며 "양치질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단것 먹을수록 더 강한 단맛 원해

젤리에 많이 든 당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필수영양소지만, 과잉 섭취하면 비만은 물론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청소년(12~18세)의 당 섭취 권장량은 하루에 남자 60~67.5g, 여자 50g이다. 젤리 같은 가공식품을 많이 먹을 경우 기준치를 금세 넘기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12~18세)의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80g으로 모든 연령 평균보다 약 20% 높다. 어린 시절 단맛을 즐기는 식습관이 청소년기로 이어진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가정의학과의원 최혁준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인공적인 단맛에 길들면 식욕이 떨어져 식습관이 불규칙해진다. 균형 잡힌 영양 공급을 위해서는 당이 많이 든 가공식품을 되도록 멀리해야 한다"며 "특히 지속적으로 단것을 먹으면 더 강한 단맛을 원하게 되므로 어려서부터 단맛에 너무 노출되지 않도록 입맛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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