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려주세요" "줄여주세요"… 거리 쓰레기통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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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11 10:41

상반된 민원 빗발쳐 설치·제거 반복…
서울시, 토론회 열고 해결책 마련 나서

	서울 중구 태평로 길가에 설치된 쓰레기통. 쓰레기가 통밖으로 넘쳐 있다./조선일보 DB
서울 중구 태평로 길가에 설치된 쓰레기통. 쓰레기가 통밖으로 넘쳐 있다./조선일보 DB
"냄새 나는 쓰레기통을 거리에서 치워 주세요." "쓰레기통을 더 만들어 주세요. 쓰레기를 손에 들고 다녀야 해서 거추장스러워요."

길거리 쓰레기통 수를 늘리느냐 줄이느냐를 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이 깊다. 쓰레기통에 대해 이 같은 상반된 내용의 민원이 동시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서울시 거리에 있는 공공 쓰레기통 개수는 9월 말 기준 6940개다. 2007년에는 3707개까지 감소했으나, 최근 불편하다는 민원이 빗발쳐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도는 반대다. 2017년 1695개였던 쓰레기통 수를 2018년 1306개까지 줄였다. 광주, 대구 등 지자체도 시민 의견에 따라 쓰레기통 설치와 제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 근처에서도 쓰레기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낮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쌀쌀한 추운 날씨에 빈 일회용 컵 등을 손에 들고 걷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김모(70)씨는 "쓰레기통이 없으면 사람들이 아무 데나 쓰레기를 두고 갈 수 있다"며 "쓰레기통을 일정 간격마다 둬야 한다"고 말했다. 쓰레기통이 없어 버스정류장에서 종종 곤란을 겪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해부터 버스 음료 반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버스를 타기 직전에 쓰레기를 주위에 투기하기도 한다. 오동욱(37)씨는 "음료를 길바닥에 놔두고 버스 타는 사람을 자주 봤다"며 "음료를 들고 버스를 탈 수 없도록 했다면 정류장 가까이에 쓰레기통은 두되, 깨끗하게 관리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쓰레기통 주변을 늘 깔끔하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쓰레기통이 꽉 차 있을 경우엔 그 주위에 쓰레기를 던지거나, 음료가 남은 컵을 쓰레기통 위에 올려두기도 한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아무리 자주 치워도 쉽게 더러워진다는 게 시 관계자들 얘기다. 이물질이 묻은 플라스틱 컵은 재활용하기 어려워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박지현(26)씨는 "거리를 깨끗하게 하는 건 쓰레기통 유무가 아니라 시민의식에 달렸다"며 "자기가 만든 쓰레기는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쓰레기통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6일 '가로쓰레기통 설치 및 운영 개선' 토론회를 열고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한성현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생활환경과 도시청결팀장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쓰레기통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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