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주제로 가볍게 수다 떨 수 있는 세상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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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02 09:15

[月刊 유튜버] 과학쿠키

앎의 기쁨 공유하고파… 물리 교사에서 변신
매주 영상 한 편 올려 2년 만에 25만 구독자
기획·촬영·편집에 공부까지, 일주일 짧아요

	“콘텐츠 만들 때마다 놀라요. ‘아니, 이 공식이 이래서 생겨났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 재밌는 내용을 저만 혼자 알면 아깝잖아요. 오지랖이 좀 넓은가요?(웃음).” 유튜브에서 과학 전문 채널 ‘과학쿠키’를 운영하는 이효종씨가 말했다.
“콘텐츠 만들 때마다 놀라요. ‘아니, 이 공식이 이래서 생겨났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 재밌는 내용을 저만 혼자 알면 아깝잖아요. 오지랖이 좀 넓은가요?(웃음).” 유튜브에서 과학 전문 채널 ‘과학쿠키’를 운영하는 이효종씨가 말했다.
"흔히 과학은 어려운 과목이라고만 생각하잖아요. 뭔가 복잡한 공식을 달달 외워야 할 것 같고 그렇죠? 정말 너무 답답해요!"

서른 살 청년 이효종씨는 눈을 부릅뜨고 대뜸 과학의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이렇게나 재밌는 학문이라는 걸 몰라주니 억울할 정도라고도 했다. 그래서 지난 2017년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채널명은 '과학쿠키'. '쿠키처럼 과학을 가볍고 맛있게 즐기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물리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도 그만두고 시작한 일이었다. 2년 만에 25만 구독자가 모였다. 최근 서울 마포구의 카페에서 만난 이씨는 "이제야 유튜브 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학이 이렇게 쉽고 재밌는 것이었느냐는 댓글을 보면 정말 뿌듯하죠."

잘나가던 물리 교사에서 과학 전문 유튜버로

"사실 물리는 학생들에게 공식 알려주고 외우라고 하면 가르치기가 편한 과목이에요. 문제는 그렇게 하면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 모두 재미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과학자의 삶에 집중했습니다. 그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과학 법칙을 창조해냈는지를 설명했죠. 그때만큼은 아이들 눈이 반짝이더라고요."

이씨는 2015년부터 대구의 고등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쳤다. 재밌게 수업하기로 학교에서 유명했다고 한다. 학생들 반응을 보며 조금씩 욕심이 났다. 더 많은 사람과 '앎'의 기쁨을 공유하고 싶었다. 교사가 된 지 2년 만에 돌연 분필을 놓고 카메라 앞에 섰다. 당시 부모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씨는 "부모님과 따로 살았기 때문에 '왜 출근 안 하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는 받지 않았다"며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자취방에 틀어박혀 영상 제작에 매달렸다"고 웃었다.

2017년 10월부터 매주 한 편씩 영상을 올렸다. '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시간의 실체는 무엇일까?' 등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청소년도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풀어 설명했다. 구독자는 더디게 늘었다. 수입이 끊겨 속이 타들어갔지만, 언젠간 사람들이 알아줄 거란 확신을 갖고 꾸준히 영상을 만들었다.

"2018년 3월에 올린 '빛의 속도는 어떻게 알아냈을까?'라는 영상을 계기로 채널이 급성장했어요. 과학계에서 유명한 분이 제 영상을 개인 페이스북에 공유하셨다고 들었어요. 아직도 그분이 누군지 몰라요. 언젠가 만나뵙게 된다면 꼭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웃음)."



쿠키 먹듯 과학도 쉽게 즐겼으면

이씨는 영상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두 혼자 한다. 전문가를 섭외해 내용을 학문적으로 검토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 일주일 이상 걸린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영어 공부를 해요. 콘텐츠를 만들 때 원서를 많이 참조하거든요. 오후엔 영상에 쓸 자료를 조사하고, 원고 쓰고 자문할 전문가를 찾죠. 그러다 보면 금방 하루가 가요."

학교라는 든든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울퉁불퉁한 길을 택했다. 불안정한 지금 삶이 두렵지 않을까. "제 삶에 100% 만족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행운아죠."

이씨는 과학의 대중화 시대를 꿈꾼다. 과자 상자에서 쿠키를 꺼내 먹듯, 누구나 쉽게 과학을 주제로 수다 떠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함부로 '너 유튜브 해봐라'고 권유는 못 하겠어요. 저 역시 안정적인 수입이나 탄탄한 미래를 바랐다면 도전 안 했을 거예요. 유튜브를 통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도전해 보세요. 다만, 모든 사람이 '도티'처럼 성공할 거라는 장담은 못 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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