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가작] 잔소리가 사라진다면

  • 장한별 강원 강릉 한솔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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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13 09:55

	[산문 가작] 잔소리가 사라진다면
나는 '잔소리' 하면 김치와 이불이 떠오른다. 김치가 떠오르는 이유는 내가 평소 김치를 안 먹어서 아빠가 "김치가 뭐가 매워? 안 매우니까 먹어봐" 하고 늘 잔소리하기 때문이다. 여름과 봄과 가을에는 더워서 이불을 잘 안 덮고 자는 내게 엄마는 "감기 걸린다. 이불 덮고 자"라는 말을 날마다 하고 또 한다. 생각해 보면 이런 잔소리는 모두 나를 위한 말이다. 내가 만약 엄마 잔소리를 무시했다면 심한 독감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푸셀의 부모님도 계속 잔소리를 하신다. 푸셀이 하루만 '잔소리 없는 날'을 달라고 하자 부모님은 허락하셨다. 위험한 일은 빼고 말이다. 푸셀은 좋겠다. 잔소리 없는 날도 있고. 위험한 일은 안 하겠지? 내게도 잔소리 없는 날이 생기면 아주 잘 보낼 거다. 하루 동안 계획을 세워서 재미있는 일로 채우겠다는 뜻이다. 내가 스스로 세운 계획이니까 잘 지킬 거다. 잔소리는 필요 없다.

푸셀은 파티를 열려고 공원에 갔다. 파티에 초대할 사람을 찾기 위해서다. 키 큰 아이와 키가 작은 아이를 만나 두 아이를 파티에 초대했다. 다른 여자애도 오기로 했다. 길을 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벤치에 앉아서 혼잣말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더러워 보였다. 푸셀은 그 아저씨도 초대했다. 아저씨를 데리고 가는 길에 파티에 초대한 세 아이를 만났다. 아이들은 아저씨가 싫은지 파티에 못 온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엄마랑 둘이서 파티를 하게 됐다. 난 푸셀이 부러웠다. 왜 부럽냐고? 파티도 열고, 모르는 사람과도 친해질 기회를 가졌잖아. 알고 보니 낯선 아저씨는 좀 위험하다. 대낮에 술에 취해 있는 걸 봐서 정상인이 아니다. 그런 사람을 초대했으니 푸셀 어머니는 깜짝 놀랐을 거다. 그래도 나중에 엄마와 둘이 파티를 즐겨서 다행이다.

내게 잔소리 없는 날이 있다면 이렇게 할 것이다. 8시부터 8시 30분까지는 세수, 양치, 샤워 등을 한다. 그다음 친구들과 방방이를 타러 간다. 그리고 강아지와 산책하러 갔다가 스케이트를 타고, 분식점에 가서 떡볶이를 잔뜩 먹을 거다. 마지막으로 2시간 동안 TV를 봐야지.

내가 세운 계획대로 할 수 있는 잔소리 없는 날을 달라고 엄마, 아빠께 말씀드릴 거다. 우리 엄마, 아빠도 푸셀 부모님처럼 흔쾌히 허락하실 거다.
〈평〉 3학년 어린이답지 않게 흠이 없는 독후감을 썼다. 우선 멋진 제목을 지은 걸 칭찬한다. 자신의 생각과 책 내용을 잘 버무려서 맛있는 글이 됐다. 생활 속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 더 흥미롭고.
잔소리는 누구나 듣기 싫어 한다. 우리는 남이 나에게 하는 말은 참견이나 잔소리로 듣기 일쑤다. 하지만 누구나 말을 잘 듣는다면 잔소리 같은 건 아예 생기지도 않았을 거다. 자꾸 잔소리를 하게 만드는 게 사람이라면 어떨까? 아하, 더 재밌다고? 그렇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부족한 점을 깨닫고 고칠 수 있는 것도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하는 잔소리는 사랑 표현으로 들어야겠지? 부모님께 잔소리 없는 날을 허락받는다면 하고 싶은 것들을 꼭 실천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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