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과 나

송미경 글｜모예진 그림｜사계절｜1만 원

어느 추운 겨울날, 미유는 화단에 버려진 작은 햄스터 한 마리를 발견한다. 집으로 데려와 키우기로 결심하고 '햄릿'이라는 그럴싸한 이름도 지어준다. 햄릿은 미유가 처음으로 이름을 붙여준 존재이자, 용기 내 가까이 다가간 동물이다. 미유에게 햄릿은 무엇보다 특별한 존재다. 그러던 어느 날, 평온하던 미유의 일상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 아빠는 O형인데, 왜 나만 A형이지?' 엄마는 미유가 어떻게 이 집에 오게 됐는지 알려준다. 미유가 '입양'이라는 길을 통해, 남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가족이 됐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날부터 미유의 마음 한편에 무어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쌓인다. 혼자서 잠들지 못하는 날도 늘었다. 그 순간에도 햄릿은 조용히 미유 곁을 지킨다.

미유는 언제나 햄릿에게 최선을 다한다. 우연히 가족이 됐지만 단 한 번도 햄릿을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 없다. 그건 미유 가족도 마찬가지다. 미유의 부모와 언니 채은이는 미유에게 온 마음을 쏟는다. 미유가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고 슬퍼할 때도 묵묵히 기다려준다. 충분히 아파하고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응원하며 곁을 지킨다.

입양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다룬 책이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