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 전 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하루 사이 200명 넘게 불어났고, 국내에서도 아직 20명 넘는 확진자가 병원에 격리돼 치료받고 있습니다. 그새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했습니다. 국내 확진자의 이동 경로뿐 아니라 관련 뉴스, 해외 확진자 상황, 중국 내 감염자 예측 정보까지 알려주는 웹사이트 '유바이러스(Uvirus.kr)'가 그 중 하나죠. 유바이러스를 만든 이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문으로 배운 어른들이 아닙니다. 평균 나이 15세. 10대 청소년인 문정민(경남 김해 경운중 3) 양과 오승현(전북 전주 동암고 3)·허형준(세종 소담중 3)·강창완(전남 순천 향림중 2)·박성민(대전 삼천중 2)·정우준(경기 평택 오성중 2) 군이 주인공이죠. 10일, 이들을 이메일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났습니다.

유바이러스 웹(이하 유바이러스), 저도 써봤어요. 중요한 정보만 골라 담았던데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수많은 뉴스가 쏟아졌잖아요. 정작 확진자 동선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긴 어렵더라고요. 가짜 뉴스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도 많았고요. 정확한 정보만 골라 제공하는 웹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마침 프로그램 개발자를 꿈꾸는 다른 친구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대학생 언니 오빠들도 하던데, 우리도 한 번 해볼래?' 하면서 만든 게 유바이러스예요.”(문정민)

개발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유바이러스를 뚝딱 완성했다고요.

“지난달 25일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지난 1일에 완성했으니까, 8일 걸렸네요. 와, 빠르긴 하다(웃음). 조금이라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며칠 밤을 새웠어요. 다들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누구는 웹사이트 페이지를 만들고, 누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하는 공식 자료를 통해 전 세계 감염자 정보를 정리하는 등 철저히 역할을 나눴어요. 딱히 힘들진 않았어요. 프로그램 짜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잠을 못 자도 행복하던데요?”(오승현)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다양한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이 나왔어요. 유바이러스만의 특징이 있나요?

“우선, 빨라요! 기존에 많은 분이 사용하던 ‘코로나 맵 사이트(coronamap.site)'보다 4분 정도 정보가 빨리 업데이트 되죠. 전염병 예방의 경우 ‘스피드'가 생명이잖아요. 상황을 알아야 대처가 가능하니까요. 사이트를 처음 만들 때부터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알려주자'를 목표로 삼았습니다.”(박성민)

유바이러스를 만들고서 ‘청소년 어벤져스'라는 별명이 붙었다고요.

“정확한 정보만을 제공해 시민 안전을 지킨다, 뭐 그런 의미겠죠? 쑥스럽기도 하지만 감사하게 생각하려고요. 주변 반응도 좋아요! 친구들도 외출하기 전 유바이러스를 꼭 확인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나이는 어려도 프로그램 짤 때는 진짜 꼼꼼해요. 혹시나 틀린 정보가 있을까 봐 매일 눈에 불을 켜고 확인하죠.”(허형준)

김해·대전·세종 등 사는 곳이 전부 다르네요. 어떻게 알게 된 사이예요?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청소년 소프트웨어 대회에서 처음 만났어요. 프로그래밍(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죠. 이후 '세미콜론'이라는 청소년 프로그래밍 모임을 만들어서 같이 활동하고 있어요. 요즘엔 전국 마스크 판매점과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이에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개발하려고요!”(정우준)

어른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할 프로그램을 준비하는군요.

“사는 곳도, 성격도 다르지만 저희 모두 꿈은 비슷하거든요. 쓸모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거죠. 개발자를 꿈꾸는 어린이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집착하는 사람'이 되세요! 불편한 점이 있으면 익숙해지지 말고, 문제에 집착하면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라는 이야기예요. 그래야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죠.”(강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