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잡기 축제는 동물 학대일까, 아닐까. 강원 화천에서 열리는 산천어 축제에 대해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동물 학대'라고 발언하면서, 산천어 축제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살아 있는 동물을 인간의 오락에 이용하는 것은 윤리적이지 않다'는 의견과 '경제에 도움을 주는 지역 축제'라는 주장이 맞선다.

조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천어 축제는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환경부 입장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의견이라고 덧붙였지만, 강원시·군번영회연합회 등 화천 군민은 10일 성명을 내고 '한창 진행 중인 행사에 부정적 낙인을 찍는다'며 반발했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올해 산천어 축제는 어제 폐막했다.

지속적으로 산천어 축제의 고기잡이를 반대해온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는 조 장관의 발언에 공감하며 축제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순수하게 식용이 목적이라면 물고기를 잡는 과정에서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제한된 공간에 많은 산천어를 가둬두고 함부로 잡는 것은 오직 인간의 즐거움만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안재하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은 "동물을 죽이고 괴롭히는 축제는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확산할 수 있다"며 동물과 하천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방식으로 축제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화천 군민들은 "산천어 축제는 동물 학대가 아니고, 화천의 특색을 살린 지역 축제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2003년부터 산천어 축제 진행에 참여한 오경택 화천군 관광정책과장은 "우리 축제는 물이 깨끗해 산천어가 많이 산다는 군의 자연환경을 활용했다"며 "식용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산천어 잡기는 일반적인 낚시와 같고, 소·닭·돼지 등을 잡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축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성환 화천전통시장조합 상무는 "인구가 2만4000명밖에 되지 않는 동네에 1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면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