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 자유로운 상상은 때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만들어 준다. 이 시를 읽으면 햇볕 잘 드는 창가, 투명 유리컵에 담긴 고구마가 절로 떠오른다. 하얀 뿌리를 발처럼 담그고 찰방찰방 물장구를 칠 것 같은 고구마. 푸르게 줄기를 뻗은 고구마순은 어쩌면 동화 속에서 잭이 오르던 콩나무랑 닮았을지도 모른다. 줄기 사이에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있을 것도 같고, 집으로 난 수많은 골목길도 있을 것 같다. 그곳엔 정말 글쓴이 말처럼 요정이 살 수도 있겠다. 지금쯤 고구마 줄기마다 요정들이 뛰어놀겠지. 그곳으로 놀러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