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김예은 페이퍼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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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08 09:35

맘에 드는 종이 골랐나요?
이제 뭐든 만들어보세요

"얇고 가벼운 종이 한 장만 있으면 뭐든지 만들 수 있어요."

평범한 종이도 김예은(34)씨의 손을 거치면 예술 작품이 된다. 김씨는 색색 종이를 오리고 붙이고 돌돌 말아 입체적인 작품을 만드는 '페이퍼 아티스트'다. 네모난 건물과 싱그러운 꽃은 물론 운동화·액자·바구니 등 소품을 모두 종이로 만들어낸다. 아기자기한 종이 작품은 책 표지나 포스터 디자인, 광고 소품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지금까지 협업한 기업만 50여 곳이다. 지난 1일, 서울 송파에 있는 '동화 속 마을' 같은 그의 작업실에 방문했다. 사람 키만 한 종이 나무, 요정이 머물 것 같은 작은 종이 집이 기자를 맞았다.

	“종이 세상에 푹 빠져보세요!” 페이퍼 아티스트 김예은씨가 종이로 된 숲속 동산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 아래 작품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 만들었다.
“종이 세상에 푹 빠져보세요!” 페이퍼 아티스트 김예은씨가 종이로 된 숲속 동산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 아래 작품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 만들었다. /장은주 객원기자
무궁무진한 종이의 세계

"종이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재료잖아요.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싸죠. 색도 정말 다양해요. 이 작품에서 쓴 초록색 톤만 6~7가지 돼요."

김씨가 종이로 된 숲속 동산 앞에서 말했다. 그네·시소·관람차와 울창한 나무, 인디언 천막 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사용된 종이 종류도 5가지나 된다. 컬러머메이드, 매직터치 등 두께와 질감이 다른 종이를 조합해 완성했다. 식물 이파리는 얇은 종이를 구부려 표현했고, 튼튼한 구조물은 두꺼운 종이를 접어 만들었다.

"종이 종류가 정말 많아요. 아마 수백 가지는 될 걸요? 종이 전문점이 있는데 그 넓은 매장이 종이로만 가득 차는 걸 보면요. 종이마다 결도 다 달라요. 반짝이도 있고 가죽이나 나무 질감도 있고요. 가죽 느낌이 나는 종이로 가방을 만들면 진짜 가죽 가방처럼 보일 거예요."

손바닥에 올라가는 아무리 작은 작품이라도 만드는 데 꼬박 하루는 걸린다. "태블릿PC나 컴퓨터에 스케치하고, 그걸 토대로 색을 정해요. 하나라도 튀는 색이 들어가면 촌스러워질 수 있어서 정말 고심해서 골라야 해요. 색 감각이 중요하죠. 그러고서 도면을 그려요. 삼각뿔·사각뿔·원뿔 같은 입체 도형이 기본이에요. 초등학교 때 다 배우죠?(웃음) 입체 도형 전개도를 그려서 선대로 자르고 붙이는 거예요. 장식이나 무늬 같은 디테일도 살려주고요. 이렇게 하나하나 만든 작품들을 보기 좋게 배치하면 완성이에요."

세상 모든 것이 도형으로 보여요

평면 그림에 입체감을 불어넣고 싶어 작업을 시작했다. 9년 전 영화 '물랭루주'를 보던 중 한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 계기였다. 그려놓고 보니 무언가가 부족한 것 같았다. 건물 앞에 왁자지껄하며 모인 사람과 마차가 다니는 분주한 거리 모습을 더 실감 나게 표현하고 싶었다. "무심코 그림을 가위로 오려서 세웠더니 입체감이 확 살더라고요. 조금만 손보면 재밌는 작품이 나올 것 같았어요."

그날 이후 김씨 눈에는 세상 모든 것이 도형으로 비쳤다. 카페에 가도 커피잔은 원기둥으로, 조각 케이크는 삼각기둥으로 보였다. 창 밖을 내다볼 땐 이 풍경을 어떻게 종이로 만들지 끝없이 생각했다. "버스에서 본 예쁜 건물이나 나무, 꽃을 재빨리 카메라로 찍거나 바로 드로잉북에 그려뒀어요. 식물 이파리 같은 건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서 자세히 보기도 하고요. 관찰하는 게 이제 습관이 됐는데,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죠. 뭘 봐도 '저건 종이로 어떻게 만들어야 예쁠까?' 생각부터 해요."

김씨는 페이퍼 아트는 어린이도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 저는 인형을 그려놓고, 직접 디자인한 옷을 오려 입히면서 놀았어요. 돌이켜보면 그게 페이퍼 아트였어요. 종이를 잘라 겹치기만 하면 되죠! 재료도 종이랑 가위, 풀만 있으면 돼요. 가까운 문방구에 가서 맘에 드는 종이를 골라보세요. 그 위에 연필·크레파스·색연필로 스케치하고, 깔끔하게 잘라요. 그게 페이퍼 아트의 시작이에요."

	어린이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김예은 작가에게 ‘종이 공룡 나라 만드는 법’을 배워보세요.
어린이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김예은 작가에게 ‘종이 공룡 나라 만드는 법’을 배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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