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한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MIS-C·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질병이 코로나19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한다.

2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어린이 괴질 의심 신고 2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2건 모두 서울 지역 의료기관에서 신고가 들어왔다. 의심 환자는 10세 미만 1명과 10대 청소년 1명으로, 자세한 상태나 증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앞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으로 이름 붙인 어린이 괴질은 지난달 영국에서 첫 환자가 나온 뒤 미국, 호주 등 13개국에서 환자 450여 명이 발생했다고 보고된 신종 질환이다. 보통 소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3~6주가 지난 시점에 혈액 검사 시 염증반응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24시간 이상 계속되는 38도 이상 고열과 피부 발진이다. 현재까지 영국과 프랑스에서 1명씩 사망자가 나왔고, 미국에서는 최소 5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괴질과 코로나19 사이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지난 몇 주 동안 유럽과 북미에서 어린이들이 염증성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다"며 "초기 보고를 보면 이 질환이 코로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