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세상을 바꾼다] 훈육이란 이름의 학대… '사랑의 매'도 사라져야

  • 임한울 서울 개롱초 4
  • 프린트하기
  • 이메일보내기
  • 기사목록
  • 스크랩하기
  • 블로그담기

입력 : 2020.06.30 09:53

	임한울 서울 개롱초 4
임한울 서울 개롱초 4
최근 내 또래가 학대로 오랜 시간 고통받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 친구가 겪은 일을 글로만 읽었는데도 너무 끔찍해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아동은 어른에게 맞아도 되는 존재일까? 그렇지 않다.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맞아도 되는 나이는 없다.

작년에 처음 아동 권리에 대해 알게 됐다. 가장 관심이 간 것은 민법 제915조 '징계권'이었다. 처음에는 '민법' '징계권'이라는 단어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도 꼭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동은 안전하게 보호받고 건강하게 자라날 권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징계권 조항에는 '친권자인 부모가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조항은 우리의 존재와 권리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정말로 아동이 실수나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체벌을 받아야 하는 걸까?

주변의 언니·오빠·친구·동생들 이야기만 들어도 우리는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 이유로 매 맞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휴대전화를 자주 봐서' '잘 씻지 않아서' '늦잠을 자서' '시험 성적이 안 좋아서' '거짓말을 해서' 등이 친구들이 체벌받은 이유다. 어른 중에도 '휴대전화를 놓지 않는 분' '잘 안 씻는 분' '청소를 잘 안 하는 분' '노력해도 일이 잘 안 되는 분'이 계신다. 하지만 이런 버릇을 고치겠다고 어른을 때리는 사람은 없다. 이상하게도 아동이 같은 이유로 체벌받으면 "맞을 만했네"라고들 말한다. 어른은 맞으면 안 되고 우리는 맞아도 되는 존재일까?
	지난 1월 임한울(맨 오른쪽)양은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어린이 대표로 참여해, 아동 학대 근절을 주장했다.
지난 1월 임한울(맨 오른쪽)양은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어린이 대표로 참여해, 아동 학대 근절을 주장했다.
체벌은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학대'다. 징계권이라는 표현은 마치 아동을 체벌해도 되는 것처럼 오해하게 한다. 아이를 때린 행동이 훈육이었다는 어른들 변명은 아동 인권을 쉽게 침해한다. 훈육을 위한 체벌에 의해 다치고 상처받은 친구들은 어떻게 위로해야 할까?

체벌이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체벌은 아동에게 무섭고 두려운 감정을 느끼게 하고, 자신을 나쁘게 생각하게 한다. 맞을 때는 사랑받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때로는 부모님이 체벌하는 행동을 보고 따라 하는 친구들이 있을까 걱정된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한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어린이 대표로 참석했다. 그곳에서 아동 학대가 근절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세상에 맞아도 되는 아동은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법무부가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체벌을 금지하는 조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아동 학대가 일어나지 않는 세상으로 한 발짝 내디딘 듯하다.

법 개정과 함께 필요한 것이 또 있다. 두 번 다시 아동학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 체벌하면 안 되는지 ▲학대가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주변에 학대받는 아동은 없는지 알아야 한다.

지금도 어디선가 체벌로 아파하는 친구들이 있다. 앞으로 TV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어른이 아동을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고 대하는 세상, 어린이가 밝게 자라는 세상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굿 모션 활동

굿네이버스는 ‘아동권리모니터링단 굿 모션’을 운영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이 아동 권리가 침해되는 현장을 직접 조사하고, 자신들만의 시각을 담아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이다. 작년 한 해만 944명이 참여했다. 어린이조선일보와 굿네이버스는 아이들의 노력이 깃든 의미 있는 변화를 지면에 매주 소개한다.

어린이조선일보 | 굿네이버스

  • Copyright ⓒ 어린이조선일보 & Chosun.com
  • 제휴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