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가 의사를 밀어내고 '초등학생 희망 직업'으로 올라선 지 오래다.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키즈 유튜버는 초등생 사이 가장 닮고 싶은 친구로 꼽힌다. 구독자 23만 명의 키즈 유튜버 프리티에스더(11·본명 손에스더)도 어딜 가나 또래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다. 프리티에스더는 여느 키즈 유튜버와 비슷하게 가족과 함께 하는 소소한 영상을 주로 올린다. 아빠와 스퀴시를 갖고 노는 영상은 2017년 11월 공개된 이후 지금껏 180만 번 넘게 재생됐다. 또래 시청자들은 2000개 넘는 댓글을 달며 호응했다.

'유명한 키즈 유튜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튜브 활동에 관심은 있지만, 선뜻 도전을 망설이는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단이 모였다. 지난달 26일 김나경(경기 의정부 송산초 5)·김은진(서울 영문초 3)·홍세아(경기 의왕 백운호수초 5) 명예기자가 경기 부천에서 프리티에스더와 마주앉았다.

책상에 편지 두고 가는 또래 팬도 있어

"이렇게 많은 친구 앞에서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야. 뭐라고 답하면 좋을지 미리 정리해 봤어. 먼저 유튜브를 시작한 선배이자, 같은 초등학생으로서 많은 정보를 주고 싶어. 오늘 인터뷰가 도움 됐으면 좋겠다!"

김은진: 우아, 이렇게 유명한 유튜버 처음 만나봐! 언니는 어쩌다 유튜브를 하게 됐어?

에스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캐리 언니 알지? 일곱 살 때부터 캐리 언니 팬이었어. 언니가 장난감 소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 아빠한테 바로 유튜브 채널을 열어달라고 말씀드렸어. 대신 또래와 함께 보면 좋을 만한 내용만 찍기로 약속했어. 아빠랑 귀찌 사러 가는 영상이나 대형 슬라임 갖고 노는 영상 등을 촬영해서 올렸어. 다른 사람 영상을 보는 거랑, 직접 해보는 건 정말 달라! 훨씬 재밌어(웃음)."

김나경: 구독자 20만 명이면 알아보는 사람도 많겠다.

에스더: "만나면 같이 사진 찍자거나 사인해달라는 분들이 많아. 요즘엔 마스크 착용하고 다니느라 좀 줄었지만 말이야. 1학년 땐 5~6학년 언니들이 교실까지 찾아와서 떡메모지나 인쇄스티커 같은 선물 주고 그랬어. 팬이라며 내 책상에 편지를 슬쩍 두고 가는 친구들도 있었고. 날 응원하고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힘이 나. 가끔 유튜브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도 한다니까! 나도 구독자분들 실망시키지 않도록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싶어."

홍세아: 구독자 많아서 부러워! 사람들이 에스더를 좋아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에스더: "처음 구독자가 100명 넘었을 때 정말 신났어. 거실에서 혼자 소리지르면서 춤췄던 게 기억나. 구독자 만 명이 됐을 땐 '꿈인가?' 싶을 정도로 실감이 안 났어. 몇 번이나 채널에 다시 접속해서 숫자를 확인했지. 또래가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할 만한 영상을 올려서 인기가 많은 것 같아. 철아따(철판 아이스크림 따라 하기) 도전이나 대형 액괴 만들기 등 요즘 초등학생 사이 유행하는 놀이가 있다면 아빠와 상의해서 영상으로 만들어. 또 지난 몇 년간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영상을 올렸다는 점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꾸준히 하다 보면 금방 팬이 생길걸? 실버버튼(유튜브가 구독자수 1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에게 제공하는 기념 증서)은 평생 보물 1호야."

영상 촬영할 때마다 새로운 꿈이 생겨요!

인터뷰는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두 살 난 에스더 동생 다니엘은 대화가 끊이지 않는 누나들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동생 태어났을 때 기분이 어땠어?" "에스더란 이름은 무슨 뜻이야?" 아이들은 재잘재잘 웃음꽃을 피워가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홍세아: 키즈 유튜버가 되고 나서 많은 게 달라졌겠다.

에스더: "맞아. 가장 큰 변화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이야. 초등학생이다 보니 혼자서 채널을 운영하기 어렵잖아. 곁에서 부모님이 많이 도와주셔. 물론 우리 아빠는 조금 힘드실지도 몰라. 영상 편집을 아빠가 전부하시거든. 5분짜리 영상 편집하는 데 12시간 걸린 적도 있어. 어린이가 나오는 영상인 만큼 신경 써야 할 게 많대. 그래도 어떤 영상 찍을지 함께 고민하고, 영상에 사용할 소품 사러 갈 때 웃음이 끊이지 않아. 예전보다 더 화목해졌어."

김은진: 언니는 어른이 돼서도 계속 유튜버 할 거야?

에스더: "응! 아직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건 아니지만, 유튜브는 평생 하고 싶어. 평소 내가 노는 모습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도 좋고, 친구들의 따뜻한 응원 댓글을 읽는 것도 행복해.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다 보니 사진작가도 되고 싶어. 요즘엔 요리사나 파티셰도 재밌어 보여. 요리는 잘 못하지만, 계란말이 하나는 진짜 잘 만들거든. 유튜버는 영상 찍다 보면 이런저런 도전을 많이 하잖아. 그럴 때마다 장래 희망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어."

김나경: 나도 유튜버가 되고 싶어서 혼자 영상을 찍어 본 적 있어. 근데 부끄러워서 금방 삭제했어. 너처럼 잘할 수 있는 비결 좀 알려줘!

에스더: "우선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재밌어야 해. 하기 싫은 데 억지로 하는 거면 영상에서 다 드러나거든. 나는 어릴 때부터 이야기하고 사진 찍는 걸 좋아했어. 지금도 촬영할 때가 가장 즐거워. 평소엔 차분한 편인데,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신나서 목소리도 일부러 더 크게 하고 그래. 친구들이 영상에 나오는 모습이랑 실제랑 왜 이렇게 다르냐고 할 정도야(웃음). 유명한 유튜버가 되고 싶다면 먼저 자연스럽게 말하는 연습부터 해봐. 혼자 거울 보면서 다양한 표정을 지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