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읽는곰 제공

'김소연. 조금 더 세련된 이름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소연이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학교에서 존재감 없는 평소 자기 모습과 닮아서 더 그렇다. 요즘은 전학 온 다른 김소연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이름은 똑같지만 전학생과 자신은 비슷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 예쁜 얼굴에 큰 키로 눈길을 끄는 전학생은 공부면 공부, 체육이면 체육 못하는 게 없다. '저렇게 살면 어떤 기분일까?' 소연이는 완벽한 전학생이 부럽다. 소연이가 학교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은 날, 하굣길에 마주친 전학생이 제안한다. "너도 김소연이지? 나랑 집에 같이 갈래?"

소연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단짝 친구인 주희에게 거짓말까지 하고 전학생과 어울린다. '잘나가는' 아이들과 친해지면서 손톱 끝에 매니큐어도 처음 발랐다. 어느새 반 친구들은 전학생이 붙여 준 '김쏘'라는 별명으로 소연이를 부른다. 그런데 어느 날, 전학생이 소연이의 소중한 기억을 훔쳐가면서 행복한 학교생활은 무너지고 만다. 소연이는 다시 이름 '김소연'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외모나 성적, 집안 환경 등 겉으로 보이는 기준에 따라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 쉽다. 교실 안에서 보이지 않게 나뉜 서열도 자기 정체성이라 여긴다. 이 책은 누구와 어울리는지가 내 가치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 이름이 같은 사람은 많아도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진짜 '나'는 단 한 사람뿐이라는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