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결혼·폭력에 맞서 싸우자" 아이들에게 태권도 가르치는 17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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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12 06:00

[Pick! 세계 청소년] 짐바브웨 나치라이셰 마리샤
	짐바브웨에 사는 마리샤가 자신이 딴 태권도 메달을 보여주며 웃는 모습(오른쪽 사진). 마리샤는 어린 여자아이를 강제로 결혼시키는 풍습을 없애고 소녀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마을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짐바브웨에 사는 마리샤가 자신이 딴 태권도 메달을 보여주며 웃는 모습(오른쪽 사진). 마리샤는 어린 여자아이를 강제로 결혼시키는 풍습을 없애고 소녀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마을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빈민가에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10대 소녀가 있습니다. 소녀의 집은 태권도 연습에 푹 빠진 아이들로 매일 북적이죠. 이들은 발차기를 연마하며 '조혼(早婚·어린 나이에 일찍 결혼하는 것)'이라는 악습(惡習)과 맞서 싸운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최근 AP통신은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약 15㎞ 떨어진 가난한 마을 엡워스에 사는 17세 '태권 전도사' 나치라이셰 마리샤를 소개했습니다.

무술에 관심이 많았던 마리샤는 어려서 태권도를 접하게 됐어요. 2018년부터는 동네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지요. 그는 어린 나이에 결혼한 친구들이 남편에게 학대당하거나, 버림받는 모습을 보고 연약한 소녀를 돕기로 결심했죠.

네 살 아이부터 이미 결혼한 학교 친구들까지, 수많은 소녀가 태권도를 배우려 마리샤네 집 마당 바깥에까지 길게 줄을 서 기다립니다. 이들은 스트레칭부터 발차기, 겨루기 등 다양한 태권도 기술을 익힙니다. 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지킬 힘을 기른다고 해요. 소녀들은 수업이 끝나면 아동 결혼의 심각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결혼 후 겪은 언어·신체적 폭력과 어린 나이에 임신하며 생긴 건강 문제도 털어놓죠.

짐바브웨 법에 따르면 아이들은 18세가 되기 전까지 결혼할 수 없습니다. 2016년 짐바브웨 헌법재판소가 16세 이상 여성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을 무효화했거든요. 하지만 짐바브웨에선 여전히 조혼이 빈번하게 이뤄진다고 해요.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어린 딸을 시집보내 생활비를 덜고, 남편 측에서 '신부 값'을 받아 살림에 보태려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생활고를 겪는 사람이 늘면서 어린 딸을 강제로 시집보내는 일은 더욱 잦아졌다고 해요. 2018년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3분의 1 넘는 여자아이가 18세가 되기 전 결혼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마리샤는 앞으로도 태권도 수업과 토론을 통해 '아동 결혼' 풍습을 없애고 심각성을 알릴 예정입니다. 마리샤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꼭 해내고 말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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