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운동도, 환경보호도… '게임'하듯 즐기니 더 의욕 넘치는걸
이유진 기자 csyoo@chosun.com 입력 : 2021.01.13 06:00
게·이·미·피·케·이·션·이·뭐·예·요·?

'도~ 레~ 미~' 여러분은 피아노 소리가 나는 지하철 계단을 본 적이 있나요? 한 칸씩 오를 때마다 기분 좋은 소리가 나서 힘든 것도 잊게 되죠. 평범한 계단에 재밌는 장치를 더한 피아노 건반 계단은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게 해서 전기세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계단 오르기는 국민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요.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어떤 것을 긍정적으로 바꾸려고 게임이나 놀이 요소를 덧붙이는 사례가 많답니다. 이를 '게임이 된다'는 뜻인 영어 단어 '게이미피케이션', 우리말로는 '게임화(化)'라고 하죠. 게이미피케이션은 이미 생활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엔 게이미피케이션의 특징을 소개하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죠. '게임'이라니! 말만 들어도 벌써 재밌지 않은가요? 오늘 '나구독'의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정확히 뭔가요?

"게임화는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적인 사고방식과 게임 기법 등 놀이를 접목하는 것'을 말해요. 과제를 해결할 때마다 간식을 먹거나 시험 점수가 오른 상으로 스티커를 얻는다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을 거예요. 이렇게 게임처럼 보상을 줘서 참여도를 높이는 게 게이미피케이션의 가장 큰 특징이죠. 오늘날에는 교육이나 의료, 환경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활용해 비대면 가상 전시를 만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활용해 비대면 가상 전시를 만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어떻게 환경을 지킬 수 있어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재활용품 분리배출 참여율을 높이려고 '에코 코인' 제도를 도입했어요. 분리배출을 잘하는 시민에게 코인(동전)을 주고, 이 코인으로 가게에서 물건을 살 수 있게 한 방식이지요. 쓰레기만 잘 버려도 보상으로 공짜 물건을 얻을 수 있으니 많은 사람이 즐겁게 참여한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운동에도 활용돼요. 국내 정보 기술(IT) 기업 카카오는 최근 미국 스포츠 의류용품 브랜드 나이키와 함께 운동 앱 '조이런 마블'을 출시했어요. 앱을 켜고 달리면 이동 거리만큼 내 캐릭터가 움직이죠.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면 나이키 상품 할인권, 한정판 상품 등 보상을 줘요. 혼자 운동할 때보다 더 동기부여가 잘 되겠죠?"

게임의 재미만 쏙쏙 뽑았군요. 하기 싫은 일도 열심히 하게 되겠어요!

"지난해 11월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는 '게이미피케이션으로 회사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도했어요. 점수를 부여해 다른 팀끼리 경쟁하게 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을 주는 등 업무에 게임 방식을 적용했더니 회사 구성원들의 의욕이 높아졌다고요. 팀원 간 협동심도 더 강해졌다고 해요. 최근에는 우리나라 기업도 게이미피케이션을 속속 도입하고 있답니다."

신기하네요. 저도 경험해 보고 싶어요!

"여러분처럼 게임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해서 여러 기업이 제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요. 싱가포르에선 돈을 넣는 대신 자판기를 끌어안으면 콜라가 나오는 '허그 미(날 안아 주세요)' 자판기가 설치됐어요. 수많은 사람이 자판기 포옹 행렬에 동참했고, 코카콜라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좋아요'를 누르며 호응했죠. 자연스레 콜라 홍보가 됐지요. 게임과 전혀 상관없는 패션 브랜드가 스마트폰 게임 앱을 출시해 홍보에 나서는 일도 있어요."
	코카콜라의 '허그 미' 자판기를 끌어안는 남성의 모습. 돈을 넣는 대신 자판기를 안으면 콜라가 나온다. /조선일보DB
코카콜라의 '허그 미' 자판기를 끌어안는 남성의 모습. 돈을 넣는 대신 자판기를 안으면 콜라가 나온다. /조선일보DB
비(非)대면 시대에 더 주목받는다던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된 요즘 게이미피케이션의 활약이 늘고 있어요. 지난해 12월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 사이에 인기 있는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로 역사를 배우는 '언택트(비대면) 국립중앙박물관' 콘텐츠를 선보였어요. 마인크래프트 세상 속 박물관 곳곳에 숨은 미션을 찾아 해결하는 게임이었죠. 게임에 참여한 어린이는 자연스럽게 박물관을 살펴보고 '우리 조상의 옷 골라 입기' '상형 문자 완성하기' 등에 참여하며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였어요."
 카카오와 나이키가 만든 운동 앱 '조이런 마블' 캐릭터가 달리는 장면./나이키 홈페이지
카카오와 나이키가 만든 운동 앱 '조이런 마블' 캐릭터가 달리는 장면./나이키 홈페이지
이제 여러 분야에 게임이 쓰이는 세상이네요!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는 지난해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앞으로 일상이 게임이 될 것'이라고 했어요. 게임이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주변 곳곳에 적용될 거라는 이야기죠. 게임으로 재밌는 일이 가득해질 세상, 기대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