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세 어린이 226명 분석

코로나19로 활동량이 줄고 '집콕' 하는 시간이 늘면서, 살찌는 어린이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바깥에서 햇볕을 쬐지 못해 체내 비타민D 수치는 되레 감소했다.

최근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소아과학교실 안문배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 1월 1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서울성모병원 소아과 성장클리닉에 등록된 4~14세 어린이 226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와 비타민D 수치 등의 변화를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제한 조치가 없었던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3월 1일까지는 '코로나19 이전 기간'으로, 지난해 3월 2일 이후 6개월은 '코로나19 기간'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이전 기간에 과체중·비만이었던 어린이는 전체의 23.9％였는데, 코로나19 기간 31.4%로 증가했다. 어린이들의 평균 체질량지수가 꾸준히 증가해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22명이 정상체중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의 수치도 함께 증가했다.

하지만 비타민D 수치를 측정하는 칼시페디올 수치는 코로나19 이전 23.8㎎/㎗에서 코로나19 기간 18.9㎎/㎗로 감소했다. 비타민D는 하루 20~30분 야외 활동을 하며 햇볕을 쬐면 체내에서 자연 합성된다. '햇볕 비타민'으로도 불리는 비타민D는 뼈를 튼튼하게 하는 대표 영양소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비타민D가 결핍된 어린이에게는 성장 저하나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개학 연기와 등교 제한으로 어린이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며 "야외에서 신체 활동하는 시간이 줄면서 체중은 늘고 비타민D 수치는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기 어린이가 비만일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성인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차윤환 식품생명공학박사(숭의여대)는 "어린이 비만 증가는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며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달걀이나 우유 등 간단하지만 영양소가 충분한 식품을 규칙적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