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러제트: 세상을 바꾼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
데이비드 로버츠 글·그림｜신인수 옮김｜대교북스주니어｜2만2000원

100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은 자기 뜻대로 삶을 펼칠 수 없었다.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아이를 잘 키우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도 갈 수 없었다. 여자아이는 공부 대신 집안일을 배웠다. 간혹 부유한 가정의 어린이는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집에서 가정 방문 교사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했다. 당연히 투표를 통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도 없었다.

'서프러제트(Suffragette)'는 이런 불공평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일어난 여성들이다. 이들은 여자도 투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책은 여성에게는 투표권이 없었던 1832년을 시작으로 모든 여성이 투표권을 얻은 1928년까지 여성 투쟁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보여준다.

1897년, 영국 각 지역에서 작은 조직으로 활동하던 운동가들이 힘을 합쳤다. '서프러지스트'라고 불리는 이들은 '여성참청권단체전국연합'을 결성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롭지만 끈질기게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폭력 운동은 효과가 없었고, '서프러제트' 집단이 등장했다. 이들은 "말 대신 행동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투적이고 과격하게 참정권을 요구했다. 여성의 투표를 반대한 영국 총리 관저를 향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 때론 창의적인 재치를 발휘했다. 천장에 숨어 있다가 밧줄을 타고 내려와 정치 회의를 방해하거나, 역사적으로 위대한 여성인 잔 다르크,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등으로 분장해 가장행렬을 했다.

서프러제트의 용기와 끈기를 보여주는 책은 어린이 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 우수상을 받았다.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서프러제트는 오직 참정권을 위해 뜨겁게 싸웠다. 독자는 책장을 넘기며 치열했던 역사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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