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특선] 반갑다, 신문아!
김소민 경기 성남 이매초 4 입력 : 2021.04.05 06:00
 [산문특선] 반갑다, 신문아!
신문이 반갑다고요? 어휴, 골치 아프게 저 많은 걸 어떻게 읽어요? 난 읽기 싫은데 엄마는 신문이 큰 공부라고 자꾸만 '읽었나?'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아이고, 누가 우리 엄마 좀 말려 주세요" 하고 소리치고 싶었어요.

"엄마는 자기도 안 읽으면서 왜 나보고만 자꾸 읽으라고 해?"

결국 엄마에게 항의했어요.

"이건 불공평하잖아요? 엄마도 안 읽으면서."

"그렇게 말하면 나도 할 말이 없네. 하지만 지금 너랑 함께 노력하고 있잖아."

"왜 싫은데 자꾸만 읽으라고 해요, 스트레스란 말이에요."

"네게 습관을 가르쳐 주고 싶은 거야. 내가 습관이 안 된 것이 후회되어서."

이렇게 옥신각신했어요. 그런 내가 요즘 '신문 박사'라는 칭찬을 듣는답니다.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지요? 그래서 친구에게 알려 주고 싶어 편지글을 썼어요.

‘신문과 친해지고 싶은 친구야~’

내가 처음부터 재미있었느냐고? NO, NO, 천만에! 나도 처음부터 잘하는 게 아니었어. 너와 똑같이 힘이 들었지. 그런데 고비를 넘기니까 지금은 부끄럽지만 ‘신문 박사’라는 말을 듣고 있네. 그동안 내가 겪은 것을 설명해 볼게.

1 호기심
­*엄마가 어린이 신문을 신청하고 읽어 보라고 하셨다.
*흥미로운 소식도 보이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내가 관심을 보이니 엄마는 좋아하셨다. ‘왜 여태 이걸 몰랐지?’ 하는 표정이셨다.

2 부담
­*매일 읽어야 한다니까 힘들고 귀찮았다.
*엄마가 확인하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엄마가 감시자 같았다.
*큰 숙제를 해야 하는 것처럼 부담되었다.

3 도전­
*할 수 있는 것만큼만 하기로 했다. 큰 제목만 읽기.
*제목만 훑어 본 다음 그중 흥미 있는 것을 한 가지 정해 읽었다. (쉿! 처음엔 책 광고, 만화, 주로 그림 있는 것부터 보면 돼.)
*내가 재미있게 읽은 것을 일기장에 느낌으로 썼다.
*점차 읽는 기사의 수가 늘어났다. 신문 속 한자에도 관심을 가졌다.

4 습관­
*자료가 큰 공부가 됨을 알고 스크랩을 시작했다.
*신문을 안 보면 궁금해졌다. 양치질처럼 습관이 된 듯하다.
*배경지식이 많아지고 생각이 넓어졌다. 글쓰기 자료가 풍부해졌다.
*신문 보는 것이 친구의 얘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하다.

친구야, 누구나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 엄마가 왜 습관을 들이게 하려고 애쓰셨는지 지금은 알 것 같아. 그리고 휴대전화를 보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것도 큰 소득이야. 왜? 신문과 놀아야 하니까!
〈평〉

와, 놀랍다! 어떻게 이런 글을 썼을까? 이제 갓 4학년이 된 글쓴이인데. 꼭 신문 홍보 대사가 쓴 것 같다.

요즘 어린이에게 신문 읽기는 아주 중요한 공부다. 예전 어린이들보다 그림이나 영상 화면에 익숙해서 글자와는 덜 친한 게 사실이니까. 더구나 종이 몇 장에 실린 신문 기사는 휙 넘겨 버리기 일쑤고. 한글은 읽을 줄 아는데 글의 내용이나 뜻은 잘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TV 프로그램에서 문해력 키우기 특집 방송을 할 만큼 심각한데, 때에 딱 맞는 글감을 잘 골랐다.

글의 형식도 글감 못지않게 독특하다. 먼저 진짜 신문 기사처럼 흥미로운 제목을 뽑아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음에는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자리를 깔았다. 엄마와의 갈등, 신문과 친해진 과정 등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다정하게 친구를 부르며 신문을 보면 좋은 점을 속삭인다. 글쓴이처럼 신문 박사가 될 거라고 자세한 방법을 일러 주니 홀딱 넘어갈 수밖에.

멋진 제목, 내용 요약에 이어 편지글로 전한 신문과 친해지는 방법은 신문 활용 교육의 모범이 될 만하다. 한 가지 흠은 글 중에 사용한 영어 단어다. ‘NO, NO, 천만에!’라 했는데 ‘아니, 아니, 천만에!’라고 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글 쓰는 사람이 나라를 사랑하는 길은 우리말로 나타내기 어려울 때만 외국어를 쓰는 데 있다.

특선의 영예를 안았으니 힘내자. 신문 박사로서 더 열심히 신문 기사를 쓸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