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쓰기를 어려워하는 '난독증(難讀症)'을 가진 아동 10명 중 4명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도 함께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ADHD는 지나치게 산만하고 충동적 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20일 김성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신경생물학적 측면에서의 난독증 분석 연구'에 따르면, 국내외 어린이 중 17.5％가 난독증을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40％가량은 ADHD를 동시에 앓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ADHD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난독증 진단까지 함께 받는 사례가 빈번했다.

난독증은 글을 유창하게 읽지 못하고, 읽어도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학습장애다. 난독증 환자는 철자를 정확히 쓰기 어려워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글자나 문장을 생략하거나, 다른 글자로 대치(代置)해 읽기도 한다. '스파게티'를 '피스게티'로, '가방'을 '빠강'으로 잘못 읽는 식이다. 김 교수는 "난독증이 있다면 글을 읽을 때 뇌가 비효율적으로 활성화돼 글을 빠르게 읽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난독증이 있는 어린이는 대체로 듣고 말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며 지능도 정상 범주에 든다.

난독증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적 요소다. 연구에서 난독증 환자의 최대 65%는 부모도 난독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난독증 사실은 주로 초등학교 입학 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증상을 늦게 발견하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자존감 저하 ▲불안장애 ▲우울증 ▲게임중독 ▲반항장애 등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김성구 교수는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책을 자주 읽어주는 등 언어에 많이 노출되도록 하면 난독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DHD만 진단받는 경우, 난독증만 진단받는 경우, ADHD와 난독증을 함께 진단받는 경우 각각 치료법이 다르다"며 "주기적인 검사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내용은 대한소아과학회지(CEP) 2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