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명예기자] TV조선 인기 예능 기획한 서혜진 PD를 만나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입력 : 2021.06.09 03:00

"시청률에 냉탕·온탕 오가지만… 반응 좋으면 제일 기뻐요"

	“‘미스터트롯’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지난 4일 서울 상암동 TV조선 제작본부에서 (앞줄 왼쪽부터)한재혁·안소율·김지우 명예기자가 서혜진 TV조선 제작본부장(가운데)을 만났다. /김성태 작가
“‘미스터트롯’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지난 4일 서울 상암동 TV조선 제작본부에서 (앞줄 왼쪽부터)한재혁·안소율·김지우 명예기자가 서혜진 TV조선 제작본부장(가운데)을 만났다. /김성태 작가
"저는 '미스터트롯'을 엄마보다 더 열심히 봤어요." "'뽕숭아학당'을 보면서 일주일 동안 쌓인 학업 스트레스를 풀어요."

전국을 덮은 트로트 인기가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른다. 어른들뿐이랴. 초등학생도 '트롯의 맛'에 흠뻑 빠졌다. 지난달 29일 서혜진 TV조선 제작본부장(이하 서 PD) 인터뷰에 참가할 명예기자 모집 문자를 발송하자마자 신청이 쇄도했다.

서 PD는 전국적인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국내 최초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기획했다. 이 밖에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연애의 맛' 등 최근 방송가를 달군 화제의 프로그램이 모두 서 PD 손끝에서 탄생했다. 지난 4일 서 PD 예능의 '열혈 시청자'라고 자부하는 명예기자 김지우(서울 신구초 5)·안소율(대전 전민초 4) 양과 한재혁(인천 상아초 5) 군이 서울 상암동 TV조선 제작본부를 방문했다.


'진짜 감정' 오가는 방송

명예기자들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지우는 "롤러코스터를 탈 때보다 더 떨린다"고 했다. 서 PD가 도착하자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얼었던 분위기가 녹아내렸다. "기자 생활은 얼마나 했어요? 1년? 으하하. 내 프로그램은 본 적 있어?" "유일하게 보는 TV 프로가 '뽕숭아학당'이랑 '사랑의 콜센타'예요." 유쾌한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시작됐다.

일하면서 가장 기뻤을 땐 언제였나요? 역시 시청률이 높게 나왔을 때인가요?

"'미스터트롯'에 나온 가수를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어딜 가나 그 가수들을 얘기하는 게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시청률이 높게 나왔을 때? 정말 기쁘죠. 제일 기뻐요. 엄청 기쁩니다.(다 같이 웃음)"

리얼리티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가 있나요?

"진짜 감정을 보여주는 것, 그게 리얼리티예요. 오디션 프로에는 1등 하고 싶은 참가자들의 감정이 있잖아요. 시청자는 그들을 응원하죠. 그런 솔직한 감정이 오가는 프로가 잘되고 재밌는 것 같아요."

참가자 중에 정동원(14) 군, 김다현(12) 양 같은 어린 친구도 있었어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재능 있는 친구들은 '자발성'이 있어요. 더 보여주고, 더 하고 싶어 하죠.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녹화할 때 미성년자는 밤 10시면 집에 가야 해요. 이 친구들은 끝까지 남아서 결과를 보고 싶어하는데, 가야 한다고 설득할 때 마음이 아팠어요."


동영상, 가리지 않고 다 봐요

서 PD는 1997년 SBS에 입사했다. 3년 동안 교양국에서 일하다가, 예능국으로 옮겨 '놀라운 대회 스타킹' 'GO쇼' '도전 1000곡' 등을 연출했다. 2018년 2월부터는 TV조선에서 인기 프로그램을 잇달아 제작했다. '미스터트롯' 마지막회는 지상파에서도 보기 드문 35.7% 시청률을 기록했다.

새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요?

"사람들이랑 얘기하다가도 얻고, 책도 읽고, 영화나 유튜브도 보고, 다른 방송국 프로그램도 많이 봐요. 작가 이모들이랑 얘기하다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동영상은 가리지 않고 많이 봐요. 2분짜리부터 2시간짜리 영화까지.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오는 건 다 봐요. 모든 영상을 다 찾아본다고 생각하면 돼."

어떤 인터뷰에서 "시청자가 다 옳다, 이 치열한 지옥이 즐겁다"고 말씀하신 걸 봤어요. 이게 무슨 뜻인가요?

"으하하.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방송된 프로그램) 반응이 와요. 예를 들면 시청률. 새벽 6시 반이면 뜨거든. 난 항상 한 시간 전에 일어나. 한편으로는 기대, 한편으로는 무서움이 들어요. 이걸 20년 넘게 하는 거지. 그게 어떨 땐 지옥 같거든. 근데 시청자들이 재밌어하면 '이 지옥을 겪고 난 보람이구나' 생각이 들어요. 이해가 됐어요? 하하하."


PD·크리에이터 꿈꾸는 친구들!
좋아하는 것·잘하는 것 몰두하고 책 많이 읽으며 상상력 키우세요
 [출동! 명예기자] TV조선 인기 예능 기획한 서혜진 PD를 만나다
서혜진 PD가 알려주는 ‘똑똑한 PD 되는 법’

Q. PD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뭔가요?(재혁)
“내가 항상 말하는 건 ‘호기심’. PD는 ‘이런 거 재밌어 보이지 않아요?’ 제안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 걸 하려면 딴 사람이 뭘 궁금해하는지 먼저 알아야 하니까 호기심이 많아야 해요.”

Q.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팁을 알려주세요.(재혁)
“지금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 되는 시대예요. 내가 좋아하는 방송만 볼 수 있거든요. PD도 특정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만들어도 다 방송이 돼요. 그러니까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거,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계속 생각하면 돼요. 그게 기획이에요.”

Q. PD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지우)
“잠을 줄였답니다. 하하하. PD는 처음에 ‘편집’이라는 기술을 익힌단 말이에요.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그림을 봐야 해요. 그 그림 중에 선택해서 이야기를 구성해야 하거든요. 편집 기술을 익히는 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걸려요. 그 과정이 지루하다는 사람도 있어요. 근데 저는 재밌었어요. 그래서 잠을 줄여가면서 했죠.”

Q. 초등학생이 PD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지우)
“책을, 이야기를 진짜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영상은 눈앞에 다 차려서 보여주는 거잖아요. 하지만 이것 말고, 지우가 상상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상상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 는 게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전문과 영상은 어린이조선일보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는 11일자 명예기자 지면(4~5면)에는 명예기자들의 취재 후기(後記)가 실립니다.
다음은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들이 TV조선 제작본부장 서혜진PD를 인터뷰한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인원 제한으로 현장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한 명예기자들의 질문도 대신 전달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말고도 ‘스타킹’ ‘동상이몽’ ‘도전 1000곡’ ‘연애의 맛’ 등 다양한 색깔의 프로그램을 기획하셨어요. 프로그램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지우)
“딱히 하나가 정해진 건 아니고.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다가도 얻고, 유튜브 보다가도 얻고, 책 읽다가도 얻고, 다양한 데서 얻어요. 제일 많이 얻는 건 작가 이모들이랑 얘기하다가 생각이 나면. 그걸 좀 더 구체화시키면 프로그램이 되는 거 같아요. 책도 읽고 영화도 다 보고. 유튜브도 하고. 다른 방송국 프로그램 많이 보고. 회의 많이 하고. 그렇게 해서 얻어요.”

-인기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예를 들면 독서를 좋아한다든지, 미술관을 가거나 음악 감상 같은 취미가 있으신지도요. (윤예슬·충남 아산초 4)
“취미생활이 진짜 없는데 요즘은. 그냥 동영상을 가리지 않고 많이 봐. 아주 짧은 것부터, 진짜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오는 건 다 보고. 영화도 다 보고. 그니까 뭐 2분짜리 동영상부터 2시간짜리 영화까지. 모든 영상을 다 찾아본다고 생각하면 돼. 그게 그냥 재밌어서? 그런 작업을 좀 하네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재혁)
“여러분이 알 듯이 공중파가 있어요. KBS·SBS·MBC 이런 데가 공중파. TV 조선·채널A·MBN·JTBC 이런 건 종편, 종합편성채널이라고 해요. 그런데 편성은 다 비슷해. 뉴스도 있고 예능도 있고 드라마도 있고 교양도 있고. 그리고 tvN, 투니버스 이런 건 케이블 채널이고. TV 조선이라는 채널을 선호하고 보시는 분들은 나이대가 좀 있지요. 그래서 트롯을 좋아하실 거 같아서, 트롯을 하면 좋아하시겠다 생각을 하다가. 젊은 친구들이 부르면 더 좋아하시겠다. 그런 생각을 해서 기획을 하게 됐어요.”

-프로그램 제작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지우)
“내가 봤을 때 지루하지 않은 거. 내가 봤을 때 재밌는 거. 내가 재밌으면 시청자도 재밌겠지? 생각을 해요. 내가 지루하면 시청자도 되게 지루하겠지? 하면서 만들어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기뻤을 때는 언제였나요? 역시 시청률이 높게 나왔을 때인가요? (소율)
“미스터트롯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막 거기에 뽑힌 가수들을 되게 좋아해 주고, 어디 가나 그 가수들 얘기해주고 그런 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고요. 시청률이 높게 나왔을 때 기쁘냐. 정말 기쁘죠. 제일 기뻐요. 엄청 기쁩니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요? (소율)
“좋은 의도로 만들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게 너무 나쁘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때 막 프로그램 욕을 하잖아. 우리도 사람이니까 그런 욕 들으면 마음이 아프지. 그때가 제일 슬펐어요.”

-‘미스터트롯’ ‘미스트롯’에 동원 군이나 다현·태연 양 같이 어린 친구들도 참여해서 함께 제작을 했는데요.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조주은·경기 용인 동천초5)
“재혁이가 생각했을 때 이런 건 좀 어려웠겠다 보인 게 있어? 뭐가 어려웠을 것 같아? 또래들이잖아?”
“음. 이해를 잘 못할까 봐?”(재혁)
“아. 지시를 하면? 오히려 이런 친구들한테는 어려움이 없었어요. 다 재능있어서 온 친구들이라서. 자기 재능을 보여주고 싶어 하잖아. 근데 녹화를 하면 미성년자는 10시에 가야 하는데 그 친구들은 자기가 참여를 한 거니까 끝까지 결과를 보고 싶잖아. 근데 가야 한다고 설득할 때 마음이 좀 아팠던 거? 그 친구들은 현장에서 결과를 볼 수가 없고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봐야 할 때. 그럴 때 좀 안타까웠죠. 오히려 이렇게 재능 있는 친구들은 자발성, 막 자기가 더 하고 싶어하고 더 보여주고 싶어하고 그래서 오히려 어른보다 어려움이 훨씬 없어요.”

-콘텐츠를 계획할 때 대부분 사람이 반대했지만, 결과가 좋았던 적이 있나요? 그리고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하는 노하우가 궁금해요. (윤예슬)
“지우는 어떻게 설득해? 엄마가 그거 안돼! 그러면?”
“그냥 구체적인 이유를 대요.”(지우)
“오~ 진짜? 그럼 엄마가 설득돼?”
“아니요.”(지우)
“아하하하하하. 그럼 엄마는 지우를 어떻게 설득해?
“엄마는 저를 강제적으로 설득해요.”(지우)
“강제적으로 설득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설득. 처음에 미스트롯이라는 오디션 프로를 하려고 할 때 반대가 좀 있었어요. 돈이 엄청 많이 들거든요, 오디션 프로그램은. 보통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의 한 네 배정도 들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 돈을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잘 되어야 하는 것도. 내가 자신감 있게 이야기를 해야 되고. 그러니까 설득이 좀 어려웠는데. 지우 말대로 구체적으로 설득을 하고. 잘할 수 있다고 확신을 주고. 이러면서 사람들을 설득해서 프로그램을 하게 됐어요.”

-1997년도부터 교양PD로 3년 동안 일하시다가 예능PD가 되셨어요. 왜 예능을 만들기로 하셨나요? 각 콘텐츠를 만들 때 중요한 부분이 각각 다른가요? (재혁)
“재혁이는 교양 프로랑 예능 프로랑 다른 게 뭐 있는지 알겠어? 동물농장 이런 거는 보니? 그건 교양일까 예능일까?”
“교양이요.”(재혁)
“어머, 어떻게 알았어? 요즘 애들 엄청 똑똑하네요.”
“네, 명예기자들이 똑똑해요. 달리 명예기자가 아닙니다.”(최지은 기자)
“아, 진짜! 저는 교양프로를요. 어떤 프로를 했었냐면 아픈 애기들. 얘네들이 너무 아파서. 지금은 이제 그런 프로들이 많이 없어졌는데. 그땐 ‘얘네들이 너무 아파요. 여러분, 얘네한테 응원해주세요.’ 혹은 ‘병원비를 주세요’ 이런 프로를 했던 거야. 근데 내가 마음이. 너무 아픈 애기들을 찍는 게 너무 힘든 거야. 그래서 옮기게 됐어. 좀 웃는 걸 하고 싶어서. 즐거운 걸 하고 싶어서 예능 쪽으로 옮긴 거예요. 뭐가 예능인지는 아세요? 코미디, 개그프로, 쇼프로, 오디션 프로 이런 것도 있고. 지우가 보는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이런 것도 있고. 놀면뭐하니. 또 여러분이 뭘 좋아하나. 골목식당? 이런 거 다 예능 프로예요. 예능이 훨씬 분야가 더 넓어서 옮기게 됐어요.”

-코로나19로 집에서 TV를 보는 시간이 전보다 길어졌어요. 하지만 어린이가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만드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소율)
“저희가 이번에 유튜브로 동원이가 엠씨가 돼서 하는 프로를 하나 만들어요. 옛날에 투니버스에 ‘막이래쇼’라고 있었어. 어린 친구들이 모든 장르, 모든 거에 다 도전해보는 쇼가 있었거든요. 그걸 지금 있는 TV 조선에서는 틀기가 그래서. 저희가 채널이 있어요. ‘미스&미스터트롯’ 유튜브 채널로 런칭을 시킬 예정이에요. 지금 저희가 뭐 다현이나 태연이나 동원이나. 여러분 눈높이에 딱 맞는 콘텐츠 제작해서, 숏폼. 그걸 숏폼이라고 하거든요. 짧은 콘텐츠. 숏폼 형태로 보여줄 생각이에요. 관심이 저는 많아요. 여러분이 뭘 재밌어하는지, 뭐에 반응하는지 이런 게 궁금하고 많아서. 그런 걸 다른 채널에서 좀 해볼 생각이에요.”

-PD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 3가지는 뭔가요?(재혁)
“세 가지까지는 없는 거 같고. (명예기자들 웃음) 한 가지만. 저는 늘 피디되고 싶은 친구들한테 말하는데. 궁금증, 호기심. 그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 남에게 호기심이 없으면 못 만들 거 같아 콘텐츠를. PD는 ‘이런 거 재밌어 보이지 않아요?’ 제안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 걸 하려면 딴 사람이 뭘 궁금해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하니까. 그런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아야 한다. 그 생각을 합니다잉.”

-PD님은 어릴 때 어떤 어린이였나요? (지우)
“말을 안 듣는 어린이였어요. 하하하하하. 말을 너무너무 안 들어서 늘 혼나는 어린이였습니다. 고집이 너무 세고 말을 안 들어서.”

-다양한 직업 중 PD가 되기로 결심하신 이유가 있나요? (소율)
“옛날부터 그런 걸 했던 거 같아. 학교에서 연극 같은 걸 하면 앞에 주인공이 있고, 난 항상 뒤에서 대본을 쓰거나 연출했던 거 같아요. 초중고 때 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나는 PD가 되면 잘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이런 게 나의 적성에 잘 맞는구나.’ 그래서 하게 됐어요.”

-PD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지우)
“잠을 줄였습니다. 으하하하하. 잠을 많이 안 잤습니다. 회사 들어와서. 편집을 해야 하거든. 우리는 기술을 처음에 익힌단 말이에요. 편집이라는 기술을 익혀야 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그림을 봐야 해요. 그 그림 중에 이제 초이스! 골라야 해요. 골라서 이야기를 맞춰서 구성을 해야 하거든요. 처음에 그 기술을 익히는 데까지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걸리고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 기술을 익히는 게 지루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피디가 이렇게 지루한 일을 해야 하나?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저는 그게 재밌었어요. 그래서 잠을 줄여가면서 했어요. 피디가 되기 위해서는 잠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중에 커서 PD가 되고 싶어요. PD님은 제 롤모델이신데요. 초등학생이 PD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지우)
“책도 많이 읽고. 동영상 많이 보는 것보다는 오히려 정말 이야기를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책을 진짜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영상은 눈에다가 갖다가 다 차려서 보여주는 거잖아요. 지우한테. 근데 그거 말고 지우가 상상할 수 있어야 되거든요. 책을 읽으면 상상이 되잖아요. 상상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PD 혹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많아요. 방송을 잘 기획하는 팁을 알려주세요. (재혁)
“재혁이는 만약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면. 뭐에 관련해서, 이 얘기를 하면 내가 제일 재밌어하겠다. 이런 게 있어?”
“게임 쪽?”(재혁)
“게임 설명? 아니면 게임을 하고 있는데 내가 사회 봐주는 거?”
“직접 플레이하는 거요.”(재혁)
“어~ 그러면 게이머가 되고 싶은 거네?”
“네.”(재혁)
“아~ 그렇게 하면 돼요. 요즘은 사실은 유튜브를 봐도, 예를 들어 재혁이가 유튜브를 본다고 하면 재혁이가 좋아하는 걸 보잖아. 이제는 어떤 시대냐면. 내가 좋아하는 걸 그냥 하면 되는 시대예요. 방송이 이런 식으로 여러 명한테 이걸 봐주세요 내보일 수도 있지만, 이제 내가 좋아하는 것만 봐도 방송이거든요. 마찬가지로 PD도 그 사람들만 아주 좋아하는 것만 만들어도 그게 다 방송이 돼요. 그러니까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걸,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계속 생각하면 되는 거 같은데? 그게 기획이에요.”

-유튜브를 제작하려는 어린 친구들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소율)
“착한 마음. 선한 생각. 나쁜 생각을 해서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도 많잖아요. 물론 여러분한테는 차단이 되지만. ‘다른 사람들도 참 이걸 보고 좋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걸 해서 돈을 벌겠다’ 이런 건 부차적인 문제고. ‘이 방송을 보고 모든 사람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그런 기본자세가 제일 중요한 거 같아.”

-바쁘게 일하시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할 거 같아요. 스트레스를 물리치는 피디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윤예슬)
“추측해 봐. 어떻게 풀 거 같아?”
“(한참 고민 후) 선플을 읽어요.”(지우)
“으하하하하하. 아~ 그런 방법이 있구나. 선플이 없으면 어떡해? 막 욕만 있어. 그럼 어떡해.”
“댓글을 아예 읽지 마요.”
“어, 그래그래. 안 읽어 그래서. 으하하하하. 강아지를 키워요. 강아지랑 산책하고. 이름이 신이. 요크셔인데 8년 됐어요. 저희 딸이 너무너무 질투를 해요. 우리 애는 나이가 많은데, 대학생인데. 강아지 위주로 사니까. 애견인이에용.”

-PD라는 직업은 멋있는 지휘자 같아요. 그래서 제작하는 일을 많이 맡아서 바쁘실 거 같은데 일하다가 가족이 보고 싶지는 않나요? (소율)
“여러분만 한 애기가 있으면 엄청(보고 싶을 거 같은데). 저희 딸이 여러분만 할 때는 굉장히 죄책감도 있고. 가서 빨리 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이제 많이 커서. 애기 하나 거든요. 애기라 그러긴 그렇지만. 대학교 2학년짜리 언닌데, 미국에서 공부해서. 보고 싶거나 이런 생각은 중간중간에 일하다가는 하는데. 지금은 이제 뭐. 그런 상태는 아니에요. 하하하하. 잘살겠지~ 하고 일하고 있어요. 하하하. 그 친구가 애기 때는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일하다가 가족이 보고 싶어도 할 수 없죠 뭐. 일을 해야 하니까.”

-앞으로 제작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재혁)
“글쎄. 뭐라 그래야 하지? 그때그때 매번 달라져서요. 지금 저희가 하나 기획하고 있는 건 금요일에 들어갈 프로그램인데, 드라마와 예능을 합한 살인 사건에 관련된 어떤 뭐. 이야기와 토크가 결합된 프로그램을 하나 준비하고 있는데. 요거는 제가 계속 해보고 싶었어요. 장르를 콜라보 한 거, 드라마와 예능. 예능과 교양은 이미 콜라보가 된 것 같고. 관찰 프로그램이나 이런 거. 드라마와 예능을 콜라보하는 프로그램을 앞으로 제작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린이조선일보 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소율)
“건강하세요. 운동 많이 하시고. 공부보다 몸이 더 건강해야 해. 운동 많이 하세요. 고맙습니다.”

-‘스타킹’ 엠씨가 강호동이었는데, 강호동님께서 가장 ‘독한 피디’라고 하는데 그렇게 부르는 이유가 있을까요? (소율)
“그냥 뭐 열심히 하니까 그 아저씨가 그렇게 얘기 한 거겠지 뭐. 내가 원하는 목표치가 있단 말이야. 그림과 내용, 그거에 도달하려고. 이제 강호동씨가 좀 피곤해도 계속 하라고 하고 그러다 보니까 독하다고 그런 거지 뭐. 흐흐. 승질내고 그러니까. ‘하란 말이에요!’ 막 그러니까. 하하.”

-피디를 하시면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있으신가요? (지우)
“그 이찬원이란 친구가 초등학교 때 스타킹에 나왔었단 말이야. 5학년 때 나왔거든. 딱 너네 나이 때 나온 거야. 근데 걔가 이렇게 두꺼운 안경을 끼고 있었어. 여기서(미스터트롯) 다시 만났는데 난 걔를 못 알아본 거지. 그때도 노래를 잘했는데, 생각도 못하다가 여기서 다시 만난 거야. 미스터트롯을 하면서 스타킹 때 만났던…. 영탁도 그렇고, 이찬원도 그렇고, 김호중라는 친구도 그렇고. 옛날에 그 친구들의 어떤 재능을. ‘이렇게 재능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보여줬는데 그 친구들이 그 재능을 갈고닦아서 프로그램에 나와서 더 잘되니까 그게 너무 놀랍고 그랬어.”

-직업 중에 피디 제외하면 다른 직업 하고 싶은 거 또 있으세요? (소율)
“없는데. 이게 제일 재밌는 거 같아요, 이 일이. 다른 건 별로 하고 싶은 게. 아, 필라테스 강사? 요가 강사? 이런 거 진짜 해보고 싶어요. 그쪽으로 관심이 좀 있어서.”

-피디하면서 가장 보람 느꼈던 적은 언제예요? (소율)
“후배 피디들이 들어 오잖아. 그 친구들 처음 가르칠 때 ‘이렇게 프로그램 만들어!’ 하면서 힘들었는데 내가 생각한 거보다 더 잘 만들었을 때. 엄청 보람 느껴요.”

-어떤 트로트 노래를 가장 좋아하세요? (소율)
“나훈아의 홍시. 하하하. 귀여워.”

-원래 트로트라는 장르를 제일 좋아하셨어요? (지우)
“아니요. 저는 전혀 안 좋아했어요. 저는 노래 자체를 안 좋아해요. 하하.”

-피디만의 직업병이 있나요?(재혁)
“남을 자꾸 분석하려고 해요. 사람을 하도 많이 만나니까. 그 사람들의 어떤 점을 끌어내서 여기 접목을 시키면 더 재밌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까. 어떤 사람을 만나서 자꾸 뭘 물어보거나 끌어내려고 하는, 분석하려고 하는 직업병이 있어요.”

-그동안 많은 방송인을 만났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인은 누구세요? (재혁)
“좋아하는 거? 아니면 어떤 의미의 기억일까?”
“딱 튀었거나.”(재혁)
“강호동씨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강호동씨는 내가 처음 막 팀장으로 프로그램 전체 이끌어가려고 할 때 처음으로 가서 설득을 해서 엠씨를 하게 됐어요. 강호동씨가 굳이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을 할 필요가 없던 상황이었는데, 제 말에 설득돼서 엠씨를 하게 되고. 이런 과정도 그렇고. 그 프로그램을 10년도 더 끌고 가줬고. 그러기 때문에 강호동씨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미스터트롯 참가자 중에 누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지우)
“임영웅씨가 할 거 같았어요. 임영웅씨 노래가 마음을 흔드는 게 있어서. 근데 우리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임영웅씨가 되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임영웅씨가 됐다! 이런 건 어차피 시청자가 뽑아야 했으니까. 그랬죠?”

-옛날에 기사에서 “시청자가 다 옳다, 이 치열한 지옥이 즐겁다”고 하신 걸 봤어요. (소율)
“아하하하하. 그게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소율아?”
“잘 모르겠어요.”(소율)
“아,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인가 물어보고 싶었어? 아침에 일어나면 반응도 많이 오고. 예를 들면 시청률이 나오잖아. 시청률이 새벽 6시 반이면 뜨거든. 항상 한 시간 전에 일어나 있어. 오늘은 시청률이 어떻게 나왔을까 이러면서. 한편으로는 기대, 한편으로는 무서움. 이런 것들을 20 몇 년째 하고 있는 거지. 그게 어떨 땐 지옥 같거든. 근데 또 만들어서 시청자들이 막 재밌어하고 좋아하면 이 지옥을 겪고 난 어떤 보람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거야. 여기가 되게 그런 치열한 지옥이지만 그런 면에서는 즐겁다. 그런 의미지. 이제 이해가 갔어용?”

-소율이는 ‘우리 이혼했어요’도 챙겨보는 애청자래요. (최지은 기자)
“최고기. 유깻님이랑.”(재혁)
“어머, 야 웬일이니. 그게 이해가 갔어? 그 사람들의 어떤 상황이?”
“상황은 이해 안 되는데. 그냥 나중에 제가 커서 이혼하면 저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소율)
“으하하하하. 그런 생각을 했어? 아이구 아이구. 재혁이는.”
“처음엔 서로 다퉈서 이혼했는데 나중에 이틀 동안 만나서 이야기하니까 좀 서로 친해진 거 같았어요.”(재혁)
“아~ 그게 너무 신기했어? 이햐. 너네도 정말 생각이 많구나.”

-나무위키에서 보니까 리얼리티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하던데 이유가 있나요? (소율)
“내가 만든 게 동상이몽도 그렇고 ‘아내의맛’ ‘연애의 맛’ ‘이혼했어요’. 사람들의 진짜 감정? 상황은 어떻게든 예능이니까 좀 이렇게 시츄에이션이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우리 이혼했어요’ 같은 경우도 처음엔 다 밉고 그런데 얘기 하다 보니까 이해를 하게 되고 감정이 풀리고, 이런 게 진짜잖아. 그 감정이 진짜잖아. 그걸 담아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생각? 진짜 감정을 보여주는 것. 눈에 보여주는 게 리얼리티라고 생각을 하고. 저는 그게 진짜 솔직한 감정을 주고받는 것들이 가장 재밌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사실은 이런 오디션을 하는 이유도 거기에 붙고 싶어서 참여한 사람들이 감정이 있는 거잖아. ‘난 여기서 1등하고 싶어요!’ 진짜 감정이잖아. 그리고 시청자들은 그 사람을 응원하잖아. ‘저 친구가 1등을 했으면 좋겠어!’ 그것도 진짜 감정이잖아. 그런 진짜 감정들이 오가고 그러는 프로가 제일 잘되는 것 같고, 가장 재밌는 프로그램 같아. 그래서 지금까지 한 모든 프로가 다 리얼리티라고 보면 되는 거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