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지민(McJimin) 주세요!"

방탄소년단(BTS)과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가 함께 내놓은 '더BTS세트'가 전 세계에서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에선 '맥도널드'와 BTS 멤버 '지민'을 합해 만든 '맥지민'이라는 말로 메뉴를 주문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인도네시아에선 해당 세트를 찾는 손님이 북새통을 이뤄 매장 문을 일찍 닫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BTS 전성시대'다.

전 세계 팬들에게 사랑받는 BTS의 영향력은 브랜드 가치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BTS의 음반과 공연 수익은 물론 이들이 광고하고, 먹고, 입기만 해도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BTS 소속사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최근 10조 원을 넘었다. 이는 국내 대기업 상위 40위권에 드는 규모다. 세계 최강 BTS의 '파워 경제력'을 알아봤다.

▲ 뷔가 입으면 품절 역시 '뷔다스의 손' /휠라 제공

BTS가 광고하면 순식간에 '품절'

광고업계에서는 너도나도 BTS의 손을 잡기 위해 '러브콜'을 보낸다. 확실한 매출 효과와 더불어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명 의류업체 '휠라'다. 이 회사는 최근 BTS와 협업한 화보를 공개했는데, 멤버 '뷔'가 입은 휠라 티셔츠의 제품이 한때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다. 이를 두고 '뷔다스의 손(뷔＋미다스의 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김연진 휠라코리아 홍보팀 차장은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 세대와 교감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BTS를 모델로 선정했다"며 "특히 BTS와 모델 계약 이후 개설한 휠라 트위터 계정 팔로어는 단숨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도 비슷한 경우다. BTS는 이 회사 제품 '자일리톨'의 광고 모델. 롯데제과 관계자는 "BTS 공식 팬카페 회원 수만 해도 150여만 명"이라며 "BTS가 우리 회사 제품을 먹으면, 팬들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다.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에 달하는 팬들이 우리의 잠재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국맥도날드는 '더BTS세트' 영향으로 너깃 판매량이 출시 전 4주간 일평균보다 283％ 오르는 등 각 업계에선 막강한 BTS 효과를 누리고 있다.


BTS 인기 오를 때마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쑥쑥

현재 BTS는 세계 음반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자연스레 천문학적 단위의 수입과 연결된다. 2019년 미국 CNN은 BTS가 2023년까지 약 56조 원을 벌 것이라 내다봤다. 세계적 경제 매거진 '포브스'도 그해 "BTS는 공연계의 글로벌 거물(巨物)"이라고 보도했다.

*시가총액: 주식시장에서 평가되는 전체 주식의 총합.

*미다스의 손: 손대는 일마다 성공을 거둔다는 말. 만지는 것마다 금으로 바꾼 그리스 신화 속 '미다스 왕'에서 유래.

▲ /하이브 에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21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BTS 소속사 하이브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타임은 "설립 당시엔 한국의 작은 기획사였지만,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수퍼 그룹' BTS와 함께 고공행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공동 보고서에서 BTS '다이너마이트'의 빌보드 핫100 차트 1위 달성에 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로 '1조7000억 원'이라는 수치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에 판매된 음반·화장품·의류 등 매출 증가 총액은 6174억 원, 이를 통해 다른 산업 분야의 생산 유발 효과는 1조2342억 원으로 추정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BTS의 연평균 생산 유발 효과로 4조1400억 원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BTS의 인지도가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의복류(0.18％), 화장품(0.72％) 등 주요 소비재 수출액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류승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BTS의 꾸준한 인기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 또한 상당하다"며 "2000년대 초반 한류 스타의 인기가 일본에 집중됐던 것에 비해 BTS는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얻는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BTS는 지난 5월 신곡 '버터(Butter)'를 새롭게 선보였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와 일본 오리콘차트에서도 최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박찬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장은 "수치로 정확히 산출할 수는 없지만 현재 BTS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수조 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세계에서 사랑받는 BTS… '한국' 이미지도 드높여

세계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BTS는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지난해 발간된 해외문화홍보원의 '국가 이미지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요소 중 'K팝/가수'가 1위(14.9％)를 차지했다.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12.5％) 다음으로 BTS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6.6％).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 브랜드나 이미지가 상승하면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당연히 높아진다"며 "BTS의 인기로 한국 의류, 음식, 화장품 등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도 덩달아 좋아져 이른바 'K브랜드'의 신뢰가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세계 아미들의 자선단체 '원인언아미'는 꾸준히 모금 및 후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원인언아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