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으로 생긴 습관 미리 바꾸세요
오누리 기자 nuri92@chosun.com 입력 : 2021.06.30 03:00

'전면 등교' 소식에 부담 느끼는 초등생들
잠옷 입고 수업 듣기, 점심 거르기 '그만!'

 비대면 수업으로 생긴 습관 미리 바꾸세요
서울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윤모 양은 오는 2학기부터 '매일 등교'할 생각에 벌써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윤 양은 "집에서 원격 수업을 들을 땐 오전 8시 20분에만 일어나도 충분했다"며 "이제 한 시간씩은 일찍 일어나야 해서 짜증 난다"고 했다. 이어 "어차피 등교해도 마스크 쓰고 있어서 친구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한다"며 "집에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데 굳이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최근 교육부가 코로나19 이후 세 학기 만에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전면 등교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느덧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는 게 일상이 돼 버린 일부 어린이들은 전면 등교에 정신적·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퐁당퐁당 등교'에 익숙해진 탓
이른 기상·마스크 착용 '걱정'
학교생활의 즐거움 떠올리길

 비대면 수업으로 생긴 습관 미리 바꾸세요
"원격 수업 편한데 꼭 학교 가야 하나요?"… 등교 확대가 부담스러운 어린이들

"아무래도 매일 등교하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고, 평소보다 옷 입는 것도 신경 써야 하잖아요. 친구들을 보는 건 좋지만 한편으론 걱정되기도 해요. 혹시 내 행동 때문에 친구 기분이 상하진 않았을까 세심하게 살펴야 하니까요."

요즘 일주일에 두세 번만 학교에 간다는 김서율(인천 연송초 6) 양은 "온라인 수업 땐 이것저것 걱정할 필요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17일 공개한 '2학기 등교 확대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등교 확대에 '긍정적'으로 답한 학생(초·중·고)의 비율은 49.7%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등교 확대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는 학생도 18.9%나 됐다.

초등학생이 '매일 등교'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저마다 다양했다. 여전히 코로나19가 유행하는 탓에 학교 내 감염이 걱정된다는 학생부터 원격 수업에 익숙해진 탓에 학교생활이 힘들 것 같다는 어린이까지 있었다. 박수아(서울 언북초 5) 양은 "학교에선 마스크를 내내 쓰고 있어야 해서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며 "집에서 공부하면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없고,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도 없어서 훨씬 편하다"고 했다. 안시온(경기 안산 해솔초 6) 군은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며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졌다"며 "이제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으면 몸이 피곤해서인지 집중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학교 시간표에 맞춰 생활해야

'초등생의 진짜 속마음' '초등 자존감의 힘' 저자이자 초등 교육 전문가인 김선호 서울 유석초 교사는 "원격 수업 방식에 익숙한 상태로 2학기 전면 개학을 맞으면 분명히 힘들 것"이라며 "새 학기가 시작되기까지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지금부터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김 교사는 "우선 원격 수업을 하며 생긴 자신의 나쁜 행동을 점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업 시작 10분 전 일어나기, 잠옷 입은 채 수업 듣기, 점심 거르기 등 등교 수업 땐 하지 못하는 일들을 노트에 적는 식이다. 그다음 해당 습관을 하나씩 고쳐나간다. 집에서도 등교 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나고, 학교 점심시간에 맞춰 식사하는 게 좋다.

교사와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무엇보다 학교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신민철 대구 진월초 교사는 "'퐁당퐁당' 등교에 익숙해져 매일 등교하는 게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학교에서 활동 위주의 수업을 하다 보면 다시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손석한 소아청소년 정신의학 전문의 역시 "친구와 힘을 합쳐 과제를 끝냈던 일, 하교 후 놀이터에서 땀 뻘뻘 흘리며 놀았던 일 등 즐거웠던 경험을 자주 떠올려 보라.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매일 학교에 가도 잘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2학기 매일 등교 지금부터 준비하세요!

1. 아침·점심 식사는 꼭 제때 해야
학교에 가면 싫어도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게 됩니다. 지금부터 학교 시간표에 맞춰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2. 틈틈이 운동하면 ‘등교 체력’ 기르는 데 도움
체력이 달리면 아침 일찍 일어나고, 학교와 집을 오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죠. 매일 10분이라도 시간을 내 운동하세요. 간단한 맨손체조와 줄넘기, 달리기 등이 좋아요.

3. 2학기 공부가 걱정이라면 예습보다 복습을
1학기 때 원격 수업을 대충 들어서 2학기 수업 진도 따라가는 게 걱정인가요? 수학, 과학 등 어려움 느끼는 과목을 천천히 복습하세요. 차분한 마음으로 교과서를 한 번씩만 다시 읽어도 학업 부담이 조금은 사라질 거예요.

4. 학교생활의 즐거움 떠올리기
날씨 좋은 날 떠나는 소풍, 즐거운 운동회 등 학교에서 행복했던 경험을 곱씹어 보세요. 매일 등교할 날을 기다리게 될지 몰라요.

5. 스트레스 심하다면 어른과 이야기해야
학교 가는 게 큰 스트레스로 여겨진다면 부모님, 선생님 등 어른에게 이야기하세요. ‘학교폭력’과 같은 심각한 사안은 어린이 혼자 해결할 수 없어요. 학교 가기 싫은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어른의 도움을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