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首都) 카불(Kabul)을 점령하며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탈레반의 공포 통치가 시작된 가운데 아프간 시민은 두려움에 떨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요. 아프간의 한 10대(代) 소녀가 울먹이며 촬영한 영상〈8월 18일자 2면〉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죠. 영상에서 소녀는 "우리는 역사 속에서 천천히 죽어갈 것"이라고 했어요.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는 왜 이 지경이 됐을까요? 탈레반은 또 어떤 집단일까요? 문음표와 박사님의 대화로 알아볼게요.

박사님. '아프가니스탄'은 어떤 나라인가요.

아프가니스탄은 서쪽으론 중동, 남쪽으론 남아시아를 접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내륙 국가란다. 전략적 요충지에 있어 주변국의 침략에 계속 시달렸지. 현대 아프가니스탄은 1919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아프가니스탄 왕국'에서부터 출발해. 1973년까지 54년간 안정된 시기를 보냈지. 이후 공화제, 공산주의, 이슬람 공화제, 탈레반 신정제 등 정치 체제가 여러 번 바뀌며 소용돌이에 빠졌어. 특이하게도 당대 최강대국이었던 나라들이 아프간을 침공했다가 물러난 역사가 있어서 '제국의 무덤'이라고도 불려.


아프간 역사에서 탈레반은 언제 등장한 거예요?

탈레반은 1994년 결성된 이슬람 무장 단체야. 이들은 결성 당시부터 이슬람 이상(理想) 국가 건설을 목표로 무장 투쟁을 전개했어. 탈레반은 1995년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이슬람 신정 국가를 세웠지. 이후 2001년 미국 본토에서 9·11 테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일어난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해 쫓겨나고 말아. 그런데 최근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하면서 탈레반 세력이 카불을 다시 점령했어.

과거 탈레반이 집권했을 때 아프간 상황은 어땠나요?

탈레반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 통치를 강행하고, 특히 여성과 아동에 대한 인권침해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어. 이들은 여성의 고등교육과 취업, 자유로운 외출을 규제한 것은 물론 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돌로 때려죽이는 잔인성을 드러냈지. 또 성전(聖戰)이란 이름 아래 각종 테러를 일으켜 무고한 생명을 많이 앗아갔어.

그런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을 장악했다니…. 아프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여성이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리에서 총살당하고, 여성이 남성과 동행하지 않고는 홀로 외출할 수 없게 됐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어. 탈레반의 아프간은 굉장히 폭력적일 거야. 또 그들의 영향력은 중동에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단다.


그렇다면 아프간 사태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요?

과거 아프간 정권은 부패했고 무능했어. 미국으로부터 830억 달러(약 97조 원) 규모의 무기를 받는 등 많은 지원을 받았지만 싸우려 하지 않았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려 하자 국민을 버린 채 돈을 챙겨 해외로 먼저 도주했고, 스스로를 지키려 하지 않는 국가를 그 누구도 지켜줄 수 없어. 우리도 스스로 국방과 경제를 튼튼히 하는 게 정말 중요해. 그러면서 우방들과 굳게 손을 잡아야 하지. 아프간 사태를 보며 주한(駐韓) 미군의 필요성, 한미(韓美) 동맹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