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앙새는 기러기목, 오릿과(科)의 새다. 영어 이름인 '만다린 덕(mandarin duck)'의 만다린은 옛날 중국의 고급 관리를 이르는 말로, 원앙에 그들의 화려한 꾸밈새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수컷의 화려함과 관련이 있다.

한번 짝을 맺은 원앙 부부는 별 탈 없이 한평생을 다정하게 지낸다. 우리나라에서 원앙은 가정의 평화, 배우자에 대한 믿음,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새로 여기기 때문에 나무로 깎은 암수 원앙을 결혼 선물로 주기도 한다.

'새 중의 새'라 불러도 손색없는 원앙은 몸길이 41~49㎝, 날개 길이 65~75㎝로 중간 크기의 새다. 조류는 대체로 수컷이 더 예쁘다. 원앙도 수컷은 몸빛깔이 곱고 화려하다. 수컷은 부리가 새빨갛고, 머리 댕기가 늘어졌으며, 크고 또렷한 검은 눈알 둘레에 흰 테가 있다. 그리고 목 옆면의 주황색 깃털, 부채꼴 은행잎을 닮은 날개 깃털이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기품이 느껴진다.

원앙은 동아시아에만 서식하고, 중국 동남부나 일본 남단에서 월동한다. 주로 산골짜기 시냇물에 서식하는 텃새로 활엽수가 울창하게 자란 숲속, 깨끗한 연못 등지에 4~8마리가 모여 생활한다. 밤에는 나뭇가지 위에서 지내지만, 낮에는 땅이나 물에서 생활한다. 이른 새벽녘과 해 질 무렵에 먹을거리를 찾는데, 봄과 여름엔 다슬기·민물고기·곤충·새끼 뱀을 잡아먹는다. 가을과 겨울에는 나무 열매·풀뿌리·씨앗 등을 먹는다. 4월 하순부터 7월에 걸쳐 강가의 구새통(속이 썩어서 구멍이 생긴 통나무)이나 커다란 나무 밑동 아래에 새끼를 친다. 한배에 9~12개의 알을 낳아 28~30일 동안 암컷이 품고, 수컷은 둥지를 지킨다. 너구리·수달·올빼미·뱀 따위가 원앙의 천적이지만 최근엔 원앙을 잡아 박제하려는 밀렵꾼이 가장 위험한 천적이 됐다. 멸종위기에 처한 원앙은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해 보살피고 있다.

● 자연과 인문을 버무린 과학비빔밥 2: 동물 편
지성사｜권오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