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명예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다
오누리 기자 nuri92@chosun.com 입력 : 2021.09.08 03:00

"반장이 학급 이끄는 것도 정치, 세상 바꾸려면 치열하게 토론해야"
"다양한 분야에 관심 갖고 세상 변화에 귀 기울이길"

'Youthquake(유스퀘이크)'.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로 '젊은이가 일으킨 지진'이라는 뜻이다. 나이 지긋한 정치인들이 모인 세계에 강력한 유스퀘이크를 일으킨 인물이 있다.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代) 제1야당 대표가 된 이준석(36)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월 취임 이후 토론 배틀로 당 대변인을 뽑는 등 기존 정치에선 상상하기 어려웠던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엔 어린이 기자단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이 대표와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 윤예슬(충남 아산초 4)·정서하(서울 정수초4) 양, 정재욱(서울 성신초 5)·한재혁(인천 상아초5) 군이 만났다. 현 야당 대표가 어린이 기자와 마주 앉은 건 이번이 처음. 이 대표는 “어린이도 쉽게 국회를 찾아와 정치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개방적인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난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단. 왼쪽부터 윤예슬, 정재욱, 이준석 대표, 정서하, 한재혁 명예기자. /국민의힘 제공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난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단. 왼쪽부터 윤예슬, 정재욱, 이준석 대표, 정서하, 한재혁 명예기자. /국민의힘 제공
정치인은 왜 매일 싸우나요?

이날 인터뷰는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진행됐다. 정치인 인터뷰는 처음인 탓에 다들 긴장한 표정이었다. 이준석 대표가 등장하자 아이들은 신기한 듯 눈을 반짝였다.


Q. 초등학생에게 정치는 멀게만 느껴져요. 정치인은 어떤 일을 하나요? (정재욱)

"정치는 생각보다 여러분 가까이에 있어요. 매일 뉴스에 등장하는 국회의원만 정치를 하는 게 아니죠. 내가 속한 집단에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을 이끌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게 바로 정치예요. 여러분이 학교에서 반장이나 회장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우리 반이, 우리 학교가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끄는 거니까요."


Q. 저는 우리 집에서 막내예요. 부모님이나 오빠와 이야기할 때 답답할 때가 있죠. 대표님도 정치권에서 나이 많은 선배들과 일하기 어렵지 않나요? (정서하)

"오히려 저의 거침없는 모습에 선배 정치인들이 놀라곤 해요. 젊은 사람과 일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래요. 의견 차를 좁히고,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랍니다. 기자님도 앞으로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나눠보세요. 서로 더 잘 이해하게 될 거예요."


Q. 어른들은 우리에게 친구와 싸우지 말라고 하면서, 왜 정치인들은 매일 치고받나요? (한재혁)

"싸워서 이긴 사람에게 500원 준다고 해봅시다. 누가 굳이 힘들여 싸울까요? 치열하게 다툰다는 건 그만큼 이겼을 때 얻는 게 많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옆방에선 여론조사에 문구 하나 넣니 마니 하는 문제로 오늘 아침부터 5시간째 싸우고 있어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세상을 바꿔 나가는 게 정치라고 했죠? 그 과정에서 나와 뜻이 다른 사람은 분명히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 싸우는 거예요. 격렬하게 다투면 언론과 국민이 더 주목하기도 해요. 원래 싸움 구경이 재밌잖아요. 사람들 시선을 끌고자 의미 없이 싸우는 문화는 조금씩 바꿔나가야겠죠?"


Q. 지난 1학기에 학급회장을 했어요. 종종 친구들이 제 말을 따르지 않아 힘들었죠. 리더가 쉽지 않은 자리라는 걸 느꼈어요. (정재욱)

"저도 회의할 때 제 말 안 듣는 사람 되게 많아요(웃음). 어느 조직에서 리더로서 인정받기 위해선 성과를 보여줘야 합니다. '아~ 재욱이가 회장을 하니까 우리 반이 이렇게 좋아졌구나!' 하는 걸 몸소 증명해야 하죠. 그러려면 평소 책을 많이 읽어야 해요. 또 친구들이 어떤 부분을 불편해하는지도 잘 파악해야 한답니다."
 이 대표와 마주앉은 명예기자단. 이 대표는 “10년 후면 여러분도 이곳 국회에서 나랏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 주역으로서 지금부터 사회문제에 관심 갖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와 마주앉은 명예기자단. 이 대표는 “10년 후면 여러분도 이곳 국회에서 나랏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 주역으로서 지금부터 사회문제에 관심 갖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Q. TV 토론하시는 모습을 봤어요. 상대방이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말을 잘하시던데, 비결이 뭔가요. (정서하)

"토론을 할 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남보다 앞서서 그 문제를 고민해보는 거예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잘 아는 주제에 대해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죠. 우리 기자님들도 대한민국에 살면서 느끼는 여러 문제가 있을 거예요. 그런 것들을 놓치지 말고, 그때그때 자기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Q. 정치를 하다 보면 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화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윤예슬)

"그럴 때일수록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해요. 여러분도 살다 보면 무수하게 많은 평가를 받게 될 거예요. 타인의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마세요. 내가 어제보다 오늘 더 발전했는지, 그것만 생각하세요. 주저 없이 '난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됐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된 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자기 의견만 옳다고 해선 안 되겠지만요. 객관적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일은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출동! 명예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다
국·영·수 공부만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동료 정치인과 토론회를 마치고 곧장 명예기자단과 인터뷰를 했다. 살짝 지친 기색이었지만, 명예기자 질문 하나하나에 심사숙고하며 답변했다. 그는 "어린이들 질문이 아주 날카롭다"며 "그 어떤 인터뷰보다 까다롭다"고 했다.


Q. 국회의원이 된다면 꼭 만들고 싶은 법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없애고 싶은 법은요? (정재욱·한재혁)

"와! 정말 어렵네요. 흠…. 우선 우리나라에선 25세 이상만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수 있거든요? 그 법부터 없애고 싶네요. 어린 학생들도 정치에 관심 가지면 좋잖아요. 만들고 싶은 법도 많아요. 대통령이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TV에 나와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는 법 어때요? 조선시대 왕도 종종 변장하고 궁 밖으로 나와 백성 이야기를 들었잖아요.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려면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커서 나랏일을 하려면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야겠죠? 대표님은 초등학생 때 책을 좋아했나요? (정서하)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공공도서관 같은 시설이 별로 없었어요. 대신 책을 한가득 실은 트럭이 주기적으로 동네를 찾아왔어요. 일종의 '이동 도서관'인 셈이죠. 이동 도서관 아저씨가 오면 신나서 버선발로 뛰어나갔던 기억이 나요. 아이들에겐 어려울 수 있는 대하소설부터 잡지, 그림책, 동화 등 잡히는 대로 읽어댔죠. 유년 시절 책을 많이 읽은 게 제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됐어요. 요즘엔 송영길이라는 국회의원 아저씨가 선물해준 책을 읽고 있어요. 그나마도 바빠서 제대로 못 봤네요."


Q. 신문에서 보니까 주로 지하철이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던데, 차가 없나요? (윤예슬)

"최근에 전기차 한 대 구매했어요. 근데 확실히 대중교통이 편해요. 지하철 안에선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도 받고, 산더미처럼 쌓인 자료도 살펴볼 수 있거든요. 직접 차를 몰면 운전에 집중해야 하니 일할 수가 없어요. 운전기사를 고용할 순 있는데, 돈이 많이 들어요. 다 국민 세금이죠. 그 돈 아껴서 맛있는 거 사먹어야죠, 하하(웃음)."


Q. 중학생인 우리 오빠는 매일 10시간씩 공부해요. 이렇게 국·영·수 공부만 열심히 하면, 우리 삶은 달라질까요? (정서하)

"옛날엔 공부 잘하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았어요. 그런데 이젠 시대가 달라졌어요.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PD가 될 수 있었지만, 요즘엔 카메라 한 대만 있다면 누구나 유튜브에서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잖아요. 저 역시 동네에서 공부 잘하는 애로 소문났었지만, 정작 제 전공인 컴퓨터로 주목받진 못했어요. 어쩌면 여러분도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빛을 발하게 될지 몰라요. 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변화하는 세상에 귀를 기울이세요."


Q. 제가 어른이 됐을 때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더 멋진 나라였으면 좋겠어요. 대표님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요? (윤예슬)

"어릴 때 꿈이 지하철 기관사였어요. 지하철 종점에 살아서 출퇴근하시는 기관사분을 자주 봤거든요. 제복을 입고 지하철을 운전하는 기관사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어 보였죠. 그러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면서 장래 희망이 다양해졌어요.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미래에도 여전히 희망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요."
	인터뷰가 끝난 후 명예기자들이 이준석 대표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br>☞ QR코드를 찍어 인터뷰 영상을 확인하세요.
인터뷰가 끝난 후 명예기자들이 이준석 대표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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