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릴 때는 소원도 대체로 소박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100만 원이 넘는 장난감이나 휴대전화, 브랜드 옷을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가 바라는 사항이 많아지는 것은 성장의 일부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커지는 욕망을 다스리는 자기조절능력이 함께 크지 못할 때입니다.

자신이 어릴 때 너무 가난하게 살아서 되도록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 해주려고 한다는 부모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자기조절능력이 없었습니다. 비싼 장난감, 디지털 기기, 브랜드 옷 등이 탐이 나는데 수중에 돈이 없으면 돈을 빌리거나 물건을 훔쳐서라도 원하는 것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또 다른 부모는 아이에게 참을성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1000원짜리 한 장 쓰는 것도 일일이 결정해줬습니다. 아이 마음대로 돈을 쓰면 사정없이 혼을 냈습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라면 쉽게 결정할 것도 혼자서는 결정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소심한 아이가 됐습니다. 정말 아이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아이가 욕망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모의 흔한 실수

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줄 필요는 없습니다

원하는 족족 부모가 사준다면 아이는 부족함을 못 느끼며 크겠죠.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아이가 크면 많은 문제가 생깁니다. 아무리 능력 있는 부모라고 해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다 해줄 수는 없어요.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없다면 결국 아이는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② 사소한 것까지 결정해주지 마세요

아이가 원하는 사소한 것까지 통제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아이가 직접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이렇게 하세요

① 아이 스스로 지출을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도와주세요

적은 액수의 돈부터 아이가 관리하도록 시작해보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2주 동안 1만4000원을 썼다면 매일 1000원씩 주는 겁니다. 그것으로 아이에게 원하는 곳에 쓰라고 합니다.

아이는 처음에는 신이 나서 돈을 다 써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1000원을 주고 산 장난감이 금방 싫증이 나거나 고장이 나면 돈을 괜히 썼다고 후회하겠죠. 그럴 때 "그 장난감 안 샀으면 더 좋은 걸 살 수 있었겠다. 다음부터는 장난감 살 때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사는 게 어떨까?" 하고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세요. 이런 일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스스로 결정해서 돈을 쓰고, 그 경험을 통해 참을성과 현명하게 돈 쓰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② 비싼 물건은 용돈을 모아서 사도록 해주세요

비싼데 꼭 필요하지는 않은 것을 아이가 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용돈을 모아서 사라고 말해주세요. 용돈만으론 도저히 살 수 없을 만큼 비싼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평소 모으는 용돈에다 명절, 어린이날, 생일 등에 어른들로부터 받는 돈을 더해서 사도록 하면 됩니다. 아이도 어렵게 모은 돈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쓸 거예요. 그러면서 절제(節制)하는 능력, '가성비'를 따지는 능력이 자랍니다. 게다가 돈을 모아서 원하는 물건을 사면 성취감도 느끼게 됩니다.

③ 아이가 용돈을 잘 조절하며 쓴다면 금액을 올려도 좋습니다

돈이 생길 때마다 다 써버리는 아이는 용돈을 올려줘도 늘 돈이 부족합니다. 반대로 용돈을 모아서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아이라면 용돈을 올려주거나 주급으로 바꿔줘도 좋습니다. 아이는 더 큰돈을 관리하고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다스리는 자기조절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 초등 자기조절능력의 힘
길벗｜신동원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