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

한 편의 동화처럼 강렬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다. 중심 내용은 '공원에서 만난 토끼의 비밀'. 사람들은 매일 토끼에게 당근을 주려고 몰려든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당근만. 그러던 어느 날 '사과 소녀'가 나타나 토끼에게 사과 맛을 보여 준다. 토끼는 입에 넣었던 당근을 버리고 사과를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소녀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사람들은 왜 너도나도 당근만 주는 걸까? 난 사과를 더 좋아하는데, 정말 궁금해."

토끼의 궁금증을 풀어 줄 열쇠는 시의 마지막 행에 있다. '소문이 이상하게 났나 보다.' 명쾌하고 유쾌한 결말이다. 토끼를 볼 때마다, 당근을 먹을 때마다 이 시가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