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년 12월 7일, 오늘 새벽 우리나라 다산과학기지가 있는 북극 스발바르 군도(群島)에 세찬 비가 내렸습니다. 올해 북극에 내린 비의 양은 강설량(降雪量·일정한 기간 내린 눈의 양)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데요…."

끝없이 펼쳐진 눈밭이 상징인 북극에 비가 더 많이 내릴 거라니, 말이 되는 일이냐고요? 멀지 않은 미래에는 이 가상(假想) 뉴스를 실제로 TV에서 들을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는 앞으로 40~50년 뒤면 북극에 눈보다 비가 흔해질 거라는 연구 결과가 실렸어요. 전 세계를 달구는 이상기후 현상이 북극 기온까지 높이며 일어난 결과죠. 실제로 지난 8월 북극권에 속하는 그린란드 정상(해발 3200m)에는 관측 이래 최초로 비가 내렸어요.

사실 과학자들은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이미 알고 있었어요. 중요한 것은 예측보다 변화가 빨리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셸 매크리스톨(Michelle McCrystall)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연구원은 "이전까지는 북극에 강설량보다 강우량(降雨量)이 많아지는 전환 시기가 2090~2100년은 돼야 도래(到來)할 거라고 내다봤다"고 설명했어요.

북극의 강우량이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바다의 빙하(氷河)가 녹고 있기 때문입니다.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늘면 공기 중에 증발(蒸發)하는 물의 양도 덩달아 많아져요. 결국 북극의 대기는 이전보다 습해지고 비가 더 많이 오게 되는 겁니다.

북극에 비가 많이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비정상적인 강우량 증가는 북극의 빙하를 불안정하게 만들어요. 빙하가 급속하게 녹으면서 전 세계 해수면을 높일 가능성이 커지죠. 해수면이 오르면 국토가 물에 잠겨 살 곳을 잃는 난민이 생길 수 있어요. 연구진은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1.5도 더 오르면 상황을 돌이킬 수 없을 거라고 경고했어요. 매크리스톨은 "북극에 비가 많이 내리는 현상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 북극 빙하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