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인도 시성(詩聖·위대한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시 '동방의 등불'입니다. 어두웠던 일제 시대에 기록된 타고르의 예언적 시구(詩句)는 세월이 흘러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성취됐어요. 한반도 위성 사진은 동방의 등불로 타오른 한국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죠. 빛나는 대한민국과 대조적으로 북한은 여전히 암흑에 갇혀 있어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이토록 빛나는 국가로 발전했을까요? 그 성장의 원동력에는 한국의 지도자들이 혜안(慧眼)을 갖고 밝힌 '제3의 불' 원자력 에너지가 있어요. 오는 27일 '원자력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 원자력 발전사(史)를 살펴봅시다.

우리나라 원전(原電) 개발의 첫 삽을 뜬 지도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에요. 그에게 원전 개발의 중요성을 알려준 인물은 당시 미국 정부의 과학 고문이었던 워커 시슬러(Walker Lee Cisler) 박사입니다. 시슬러 박사가 이 대통령에게 전한 조언이에요.

"우라늄 1g이면 석탄 3t(톤)의 에너지를 냅니다. 석탄이 땅에서 캐는 에너지라면, 원자력은 사람의 머리에서 캐내는 에너지입니다. 한국처럼 자원이 적은 나라에서는 원자력 에너지를 적극 개발해야 합니다."

시슬러 박사의 제안을 수용해 1958년 3월 원자력법(法) 제정, 1958~1959년 한양대·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설치, 1959년 1월 대통령 직속 원자력원(院) 발족 등 원자력 개발 정책이 시행됐죠. 이후 박정희 정부는 원자력 기술을 발전(發電) 분야뿐 아니라 의료·농업 등에도 적용했어요. 1963년 12월 방사선의학연구소가 개소했고, 1968년 2월엔 방사선의학연구소 부속 암병원(현재 원자력병원)이 개원했죠. 1966년에 개소한 방사선농학연구소는 '통일벼' 개발에 동참해 굶주림 문제 해결에 이바지했어요.

1980년대 한국 정부는 미국 컴버스천 엔지니어링사(社)와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영광 원전 3·4호기의 건설 계약을 맺습니다. 이때 이전받은 기술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개발의 토대가 됐어요. APR-1400은 지난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설계 인증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개발한 원전으로는 최초 사례입니다. 한국은 2012년 'SMART'란 이름의 소형모듈원전(SMR·300㎿급 이하)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어요. 탈원전 정책으로 주춤했지만 SMR 개발을 위한 투자를 다시 늘리고 있죠.

원자력은 '탄소 중립'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에너지원(源)으로 인정받아요. 지난 20일 강창희 초대 과학기술부 장관,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등 과학기술계 원로 200명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탄소 중립을 위해 원전은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보냈죠. 원로들은 "원자력 이용 축소를 전제로 탄소 중립 계획을 세우는 것은 미래 세대가 짊어질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을 발전적으로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 '원자력의 날'은 언제 제정된 법정기념일인지를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