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의 줌터뷰] 세계적 수학자 김민형 교수를 만나다
신자영 기자 입력 : 2022.02.21 00:01

"수학이든, 세상 난제든 끈질기게 고민하면 답 보여요"

	영국 워릭대 교수 겸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인 김민형 교수와의 ‘줌터뷰’ 장면.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자영 기자, 김민형 교수, 김준현, 김아현, 임수빈 본지 명예기자.
영국 워릭대 교수 겸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인 김민형 교수와의 ‘줌터뷰’ 장면.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자영 기자, 김민형 교수, 김준현, 김아현, 임수빈 본지 명예기자.
"공부에는 왕도(王道)가 없어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면 답이 보인답니다."

영국 워릭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민형(59) 교수. 그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렸을 때 몸이 아파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들어갔다. 공부가 적성에 맞았다. 마침내 대학교수가 됐다. 김 교수는 오랫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수학 역사상 최대의 난제(難題)로 꼽히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유래한 문제를 증명해 세계적 '수학자' 반열에 올랐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명문 대학인 영국 옥스퍼드대학 교수도 역임(歷任)했다. 2020년 워릭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후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직을 겸(兼)하고 있다.

세계적 수학자는 세상 속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지난달 24일 오후 8시(한국 시각) 본지 기자와 명예기자들이 영국에 있는 수학자 김민형 교수를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만났다.
 김준현(천안 호수초 3)
김준현(천안 호수초 3)
Q. 서술형 문제나 곱셈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어떻게 해야 하죠?
김준현 천안 호수초 3

반복과 지속성이 중요해요. 운동선수가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것을 떠올려 보세요. 이들은 어려운 동작과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스트레칭과 달리기로 체력을 다지죠. 수학도 기초 실력이 탄탄해야 복잡한 문제를 만났을 때 다양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思考力)이 생긴답니다. 어떤 문제가 안 풀리면 다른 방법으로 여러 차례 풀어봐야 해요.
 임수빈(서울 원명초 5)
임수빈(서울 원명초 5)
Q. 교수님만의 특별한 공부법이 있나요.
임수빈 서울 원명초 5

공부하다 보면 정확하게 이해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을 거예요.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명료해질 때까지 원리를 '흡수'하려고 노력한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생각'을 열심히 해요.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땐 밥을 먹는 순간에도 해답을 고민해요.
 김아현(부천 동곡초 3)
김아현(부천 동곡초 3)
Q. 교수를 꿈꾸고 있어요. 교수가 되면 어떤 점이 좋나요.
김아현 부천 동곡초 3

공부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수학은 다른 학문에 비해 학생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시간이 훨씬 많아요.

교수가 되면 여행도 많이 갈 수 있답니다. 각국을 돌아다니며 학회에 참석하고, 다른 나라 학교에 초청받아 수업·강연을 하기도 해요. 다른 나라 사람과 공동으로 연구하는 경우도 많고요.
 신자영 기자
신자영 기자
Q. 언제 가장 행복하신가요.
신자영 기자

이해가 안 되던 게 이해가 되는 그 찰나의 순간이 가장 즐거운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이치(理致)를 파악하려 하면 '왜 그렇지'라는 의구심이 생기듯, 수학도 비슷해요. '이게 왜 안 풀리지'라는 의심은 문제를 이해하려는 하나의 '현상'입니다. 세상을 바라볼 때, 이 각도, 저 각도에서 생각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듯이 수학도 이렇게도 풀어보고 저렇게도 풀어보면서 조금씩 이해해 나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딱 뇌리에 스치듯 '선물'이 찾아온답니다.

→ 세계적 수학자들의 이름을 적어서 보내주세요.
 [명예기자의 줌터뷰] 세계적 수학자 김민형 교수를 만나다
김민형 교수가 제안하는 공부법

중·고등학교 모두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한 김민형 교수는 “공부하는 습관을 가급적 빨리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선 평소 책을 많이 읽기를 권했다. 그는 “주체적으로 시간을 분배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건 한 가지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게임과 소셜미디어(SNS)를 즐기되 독서, 숙제, 공부 시간을 따로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형 교수는 아들 둘을 뒀다. 유럽 곳곳을 돌며 아들에게 쓴 편지를 모아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책을 냈다. 그는 책에서 “인생이란 보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자기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종종 해결되지 않는 골칫거리나 질문도 지나고 보면 우리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