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차고 통통튀는 인터뷰] 동화 작가로 변신한 뮤지션 김창완
현기성 기자 existing26@chosun.com 입력 : 2022.05.24 00:01

‘마음 비밀번호’ 알려줄래? 너희와 소통하고 싶거든!

	그림책 ‘개구쟁이’ 첫 장에는 “우리가 놓고 온 어린 시절에 바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유장훈 기자
그림책 ‘개구쟁이’ 첫 장에는 “우리가 놓고 온 어린 시절에 바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유장훈 기자
"우리 같이 놀아요. 뜀을 뛰며 공을 차며 놀아요. 이마엔 땀방울, 마음엔 꽃방울. 나무에 오를래, 하늘에 오를래. 개구쟁이!"

신나는 반주와 흥을 더하는 기타 소리, 동심(童心)을 자극하는 노랫말. 1979년에 발표된 동요 '개구쟁이'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만드는 동요가 최근 그림책으로 재(再)탄생했다. 작가는 해당 동요를 작사·작곡한 가수 김창완. 밴드 '산울림'으로 데뷔한 지 45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새로움과 창작을 즐긴다. 100회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는 그를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자택(自宅)에서 만났다. '작가' 김창완은 "어서 오세요"라며 밝은 목소리로 취재진을 맞았다.


Q. 그림책 작가로 변신한 계기가 있다면요.

"올해가 어린이날 100회가 되는 해입니다.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요즘 아이들은 걱정과 근심이 많고 하루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어린이는 해맑고 천진난만하게 뛰어놀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 속 아이들을 통해 '어린이는 친구들과 신나게 놀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편으로는 어른이 된 우리 모두가 어린 시절의 순수한 모습을 추억하게 만들고 싶었죠."

그림책 '개구쟁이'는 1979년에 발표된 '산울림'의 노래에 작가의 어린 시절 풍경을 담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앨범 표지의 원화(原畵)를 살아 있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옛날 어린이들의 모습이 풍속화처럼 묘사돼 있다. 작가는 '어린이 김창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얌전하고 책임감이 있는 아이였어요. 학교에 좀 일찍 들어가서 학급 아이들보다 어렸죠. 형·누나 따라 학교에 다니다가 계속 학년이 올라가게 됐습니다. 학적부는 초등학교 2학년 올라가면서 만들어졌어요. 1학년 때는 청강생(聽講生)이었거든요. 동갑내기, 또래와 섞이질 못하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죠. 그 외로움이 문학이나 음악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된 것 같아요. 아주 어릴 적에는 불자동차(소방 장비를 갖추고 있는 특수차량) 운전사나 과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사춘기가 올 무렵에는 거지나 방랑자를 꿈꾸기도 했답니다. 꿈이 자주 바뀌었죠(웃음)."
 [알차고 통통튀는 인터뷰] 동화 작가로 변신한 뮤지션 김창완
Q. 어린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네 마음의 비밀번호를 가르쳐다오'입니다. '내 손이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고, 내 말이 너의 가슴에 전달이 안 된다면 그걸 알려달라'는 호소입니다. 어른이 일방적으로 말을 하고 아이들은 어른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기만 한다면 '소통'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어른과 아이가 벽 없이 소통하려면 가장 먼저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인생을 존중하라는 말도 해주고 싶은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스스로가 노력해 터득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작가는 "어른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아이였던 때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은 거짓말도 부끄러워하고 큰 잘못도 쉽게 용서하는 모습이 필요하죠. 항상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끝없이 탐구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해요. 또 '아이의 꿈을 방해하지 않는 어른이 되자' '미래 세대를 위해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자'고 강조하고 싶어요."

→ 여러분의 '개구진 모습'을 글·그림으로 표현해보세요.
	원화가 컴퓨터 파일로 만들어지는 모습. /북뱅크
원화가 컴퓨터 파일로 만들어지는 모습. /북뱅크
앨범 표지 ‘개구장이’ 그림책 ‘개구쟁이’로 재탄생

그림책 개구쟁이의 표지는 40여 년 전 김창완이 직접 그린 앨범 표지다. 크레파스의 생생한 질감이 그림 속 어린이에게 생동감을 더해준다. 당시 개구장이라 썼지만 이번에 그림책을 낼 때는 표준어에 맞춰 개구쟁이로 바꿨다. 수십 년 동안 액자에 보관돼 있던 그림을 어린이에게 선보이기 위해 컴퓨터 파일로 되살렸다. 이정연 그림 작가는 원화에 나온 아이들의 모습을 살려 책에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