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명예기자] 국내 철강기업 ‘포스코’를 가다
포항=신자영 기자 jyshin1111@chosun.com 입력 : 2022.06.17 00:01 / 수정 : 2022.06.17 00:03

우리 생활과 밀접한 ‘철’…
철강 산업의 역사 돌아보고 제철소의 열기 몸소 느꼈어요

	왼쪽부터 김도완, 홍준표, 박가빈, 김아현, 박채빈 명예기자가 포스코 ‘park1538’ 홍보관 앞에 서 있다. park1538은 공원 ‘park’와 순철(純鐵)의 녹는점인 ‘1538℃(도)’를 의미한다. /포항=신자영 기자
왼쪽부터 김도완, 홍준표, 박가빈, 김아현, 박채빈 명예기자가 포스코 ‘park1538’ 홍보관 앞에 서 있다. park1538은 공원 ‘park’와 순철(純鐵)의 녹는점인 ‘1538℃(도)’를 의미한다. /포항=신자영 기자
자동차, 기차, 배, 비행기…. 가위, 망치, 드라이버, 낫, 도끼, 삽….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철(鐵·Iron)을 주(主)재료로 만들었다는 거예요. 이처럼 철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중금속이에요. 철은 자연상태에선 철광석 형태로 존재해요. 옛날엔 돌덩어리에서 철을 뽑아내는 '제련' 기술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국가의 힘이 결정됐어요.

철을 생산하는 곳을 '제철소'라고 해요. 또 철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을 철강회사(기업)라고 하죠. 우리나라의 최초 철강기업은 1968년 문을 연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현 포스코· POSCO)입니다. 매년 '6월 9일'은 '철의 날'인데요. 이를 계기로 김도완(서울 버들초 6), 김아현(경기 부천 동곡초 4), 박채빈·가빈(울산 굴화초 6·5), 홍준표(서울 대도초 5) 본지 명예기자와 함께 지난 13일 포스코를 방문해 국내 철강산업의 역사와 생산 과정 등을 살펴봤습니다.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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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용광로' 역할 한 제1용광로

경북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는 포항과 전남 광양에 제철소를 갖고 있어요. 회사를 세운 박태준(1927~2011) 회장은 "종합 제철 사업은 석유화학, 기계공업과 더불어 3대 사업 중 하나"이며 "자립 경제의 기반"이라고 강조했었죠. 포스코는 1973년 제1용광로에서 국내 최초로 '쇳물'을 뿜어냈답니다. 48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초석을 마련한 제1용광로(고로)는 지난해 작동을 멈췄어요. 포스코 역사·홍보관의 이미정 해설사는 "수명을 다한 1용광로는 '민족 용광로'로 불렸는데 이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철강 박물관'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홍보관에 들어서자 음향과 조명에 따라 움직이는 철제 구조물 '12개의 키네틱 오브제'가 취재진을 반겼어요. 홍보관 2층 '플립닷(Flip-dot)'이라는 공간에서는 철로 만든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했답니다. 준표 군은 "철이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철을 활용한 예술 기법이 차세대 우리나라가 선도할 기술이 될 것 같다"고 했어요.


"자원은 有限, 창의는 無限"

포스코 정문에는 "자원(資源)은 유한(有限), 창의(創意)는 무한(無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요. 이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나가자는 박태준 회장의 정신이에요. 포항제철소의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3배, 에버랜드의 13배에 달해요.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은 7000여 명이에요. 광양제철소는 포항의 두 배인 646만 평의 규모를 자랑한답니다.

포항제철소의 경우, 알파벳 'U'자 형태로 배치돼 있는데요. 왼편에는 철광석을 용광로에 넣어 철을 생산하는 제선·제강 시설이, 오른편에는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압연 시설이 있답니다. 철광석을 많이 사용하는 왼쪽 지역은 갈색으로, 물을 많이 쓰는 오른쪽 지역은 파란색으로 구분해요.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매연인가요?"라는 준표 군의 질문에 장선미 해설사는 "벌겋게 달아오른 철과 뜨거운 기계를 물로 식히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라고 했어요. 취재진은 2열연공장에 직접 들러 제품 생산 과정을 지켜봤는데요. 아현 양은 "'쿵' 소리와 함께 철 덩어리를 내리찍는 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고 했어요. 채빈 양은 창문 표면에 손을 대며 뜨거운 열기를 실감했답니다.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가열로에서 붉게 달궈진 슬래브. 압연 공정을 거쳐 열연 제품이 생산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가열로에서 붉게 달궈진 슬래브. 압연 공정을 거쳐 열연 제품이 생산된다. /포스코
인류는 끊임없이 새로운 철, 더 강한 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철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고로(용광로) ▲전기로 ▲파이넥스 방식으로 나뉘어요.

먼저 고로 방식은 뜨거운 용광로에 철광석, 코크스(고체 탄소 연료), 석회석 등을 넣어 쇳물을 만든 후 철강을 제조하는 방식이에요. 많은 양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전통 기법입니다. 둘째, 전기로 방식은 전기를 이용해 철강을 만드는데요. 이때 주로 쓰는 원재료는 고철 덩어리(철스크랩)이에요. 소량의 고철을 재활용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죠. 마지막으로 파이넥스 방식은 고로 방식과 달리 코크스 공정 등을 거치지 않아요. 생산 비용이 적고 공해 물질도 적게 나와요.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뛰어난 기술이랍니다.

대표적인 철 생산 기법인 '고로 방식'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시다. 이는 제선, 제강, 압연 공정 순으로 진행돼요.

첫 번째 단계는 철광석을 고로에 넣어 쇳물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인 제선 공정. 1500℃(도)에 달하는 뜨거운 용광로에 철광석과 코크스, 석회석을 함께 넣으면 광석에 들어 있던 철이 녹아 쇳물로 흘러나와요. 이를 달리 표현하면 '철광석을 녹여 용선한다' 또는 '용선을 만든다'고 해요.

두 번째는 쇳물에 들어 있는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을 만드는 '제강 공정'입니다. 고로에서 나온 쇳물에는 탄소·인·황 등의 불순물(不純物)이 많아요. 이를 없애야 단단한 철이 된답니다. 쇳물은 제강 공정을 통해 두루마리나 널빤지 모양인 슬래브(Slab), 굵은 막대 모양인 블룸(Bloom), 가늘고 긴 막대 모양인 빌렛(Billet) 형태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마지막으로 쓰임이 다른 철강을 만들어내는 '압연 공정'입니다. 예컨대 슬래브를 1100℃ 이상 가열한 후 회전하는 기계를 통과시키면 얇고 긴 철판이 되는데, 이는 건축자재·파이프에 사용됩니다. 이를 실온에서 더 얇게 가공한 냉연 제품은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프레임에 쓰여요. 냉연 제품을 도금한 '도금 제품'은 사무기기나 자동차 외장에 이용돼요.

이 밖에 냉각과 열처리 등의 후속 공정을 거친 후판 제품은 건물, 선박 등 규모가 큰 구조물의 재료로 사용돼요. 2차 가공제품인 선재(線材·일명 철사) 제품은 피아노현, 해저케이블 등에 활용됩니다. "뜨거운 기계를 만지는 직원들이 힘들 것 같다"는 도완 군의 말에 장선미 해설사는 "과거에 비하면 근무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며 "포항제철소에는 전 공정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효율적인 생산이 이뤄진다"고 했어요.

→ 철이 생산되는 과정을 다시 공부해봅시다.
주요 철강 용어

■ 용광로(鎔鑛爐): 높은 온도로 광석을 녹이는 화로 또는 가마
■ 고로(高爐): 온도가 높은[高] 화로[爐]. 높이가 25m에 달하는 원통형의 철 용광로인 제철 공장의 핵심 시설
■ 제련(製鍊): 광석을 용광로에 넣고 녹여 금속을 분리·추출·정제하는 과정
■ 용선(溶銑): 철을 가열해 녹이는 일 또는 강철을 만들기 전 단계의 선철
■ 제선(製銑): 철광석을 녹여 무쇠로 만듦
■ 제강(製鋼): 쇠를 불려 만들어진 강철
■ 압연(壓延): 회전하는 압연기에 쇠붙이를 넣어 막대기나 판 모양으로 만드는 일
■ 화입(火入): 불을 처음 넣는 행위
■ 소결(燒結): 압축한 것을 가열해 굳게 하는 것
■ 공정(工程):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작업 단계
세계 1위 철강 회사의 비밀

POSCO포스코의 원래 이름은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였어요. 영문은 ‘Pohang Iron &SteelCompany’로 표기했죠. 2002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취지에서 알파벳 앞글자를 따 ‘포스코(POSCO)’로 바꿨답니다. 포스코는 세계철강전문분석기관(WSD)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12년 연속 1위(2021년 기준)로 기록됐어요. 여기에는 ‘환경’을 생각한 포스코의 노력이 담겨 있죠. 공해(公害)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공장의 특성을 반영해 제철소의 5분의 1을 녹지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숲, 공원 속의 제철소’로도 불리죠. 제철소에 있는 약 100만 그루의 나무는 바람으로 먼지가 날리는 것을 막아주는 방풍림(防風林) 역할도 해요. 환경 오염 물질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갖췄어요. 모든 공정에서 나오는 가스와 불순물의 97%는 재(再)활용되는데요. 포스코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탄소 감축에 협조하는 데 1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