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피 색깔은 혈액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인간의 혈액엔 헤모글로빈이 있어 색깔이 붉고, 투구게의 피는 헤모시아닌이 있어서 파랗죠. 피의 색깔은 정말 다양하답니다.

개맛은 혈액에 '헤메리트린(Hemerythrin)'이 있어 피가 보라색이에요. 생김새는 연체동물인 조개와 닮았지만 개맛은 완족동물로 다른 종입니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갯벌에서 자주 발견되죠. 헤모글로빈의 역할을 보라색인 헤메리트린이 대신해 보라색 피를 가진답니다.

피가 초록색인 생물도 있어요. 척추가 없는 환형동물 중 하나인 갯지렁이는 '클로로크루오린(Chlorocruorin)'이 있어서 혈액이 녹색이랍니다. 남태평양 뉴기니섬에 서식하는 일부 도마뱀들도 초록색 피를 흘려요. 혈액에 녹색 담즙 색소인 '빌리베르딘(Biliverdin)' 농도가 높기 때문이죠.

피가 투명한 생물도 있는데요. 남극 바다에 사는 어류 남극빙어가 대표적이랍니다. 척추동물로 분류되는 어류 대부분은 혈액에 헤모글로빈이 있어 피가 붉어요. 하지만 남극빙어는 다른 어류에 비해 헤모글로빈의 양이 10분의 1 정도랍니다.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양이 극히 적으면 체내에 산소가 부족해 생존이 어려울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남극빙어는 어떻게 현재까지 생존할 수 있었을까요? 남극빙어는 산소를 적게 소모하도록 진화해왔어요. 바닥 쪽에서 서식하며 활동량도 줄였답니다. 또 한 번 심장이 뛸 때 단번에 피를 많이 보낼 수 있도록 심장 크기를 키웠죠. 남극빙어의 심장은 다른 어류에 비해 3배 정도 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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