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징그러워!" 2022년 봄, 경기 고양 행주대교 인근 어망에 끈벌레들이 줄줄이 잡혔어요. 기다란 끈벌레들은 이리저리 엉켜 꿈틀거리고 있었답니다. 끈벌레와 비슷한 생김새에 각각 종류도 다르고 특기도 다른 벌레 3종을 꼽아봤어요. 길고 가는 벌레 3대장 '끈벌레·거머리·연가시'에 대해 알아봐요. 여기서 잠깐! 벌레가 곤충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벌레는 곤충을 포함해 기생충과 같은 하등 동물을 통틀어 부르는 단어랍니다.


점액 뿜어내는 유형동물 '끈벌레'

유형동물인 끈벌레는 기다란 끈처럼 생겼어요. 해양종이자 담수종인 끈벌레는 모래나 개펄, 해조류 사이에 서식한답니다. 게나 갯지렁이를 잡아먹고 사는데요. 먹이를 잡을 때 머리 쪽의 기다란 입주머니를 촉수처럼 길게 뻗는답니다.

끈벌레는 우리나라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한강 하류에도 자주 출몰해요. 하지만 썩 반갑지 않답니다. 끈벌레는 자극받으면 몸 표면에 끈적한 점액을 다량으로 분비하는데요. 물고기가 이 점액을 입이나 아가미에 맞으면 숨쉬기 어려워져 폐사해요. 2022년 봄에도 끈벌레가 대규모로 나타나 어민들의 피해가 컸죠.

2019년 한강 끈벌레류 연구 논문을 발표한 박태서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아직 끈벌레의 천적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왜 특정 시기에 대발생하는지와 과연 자연상태에서 대발생하는 것이 맞는지 등 생태학적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어요.


30번 묶어도 거뜬히 풀어내는 유선형동물 '연가시'

길고 가늘면서 징그러운 벌레로 연가시를 빼놓을 수 없죠. 연가시는 몸은 가늘고 긴 철사 모양으로 철사 벌레로도 불려요. 유선형동물로, 유충일 때 다른 동물 몸속에서 기생하다가 성체가 되면 숙주를 떠나 민물에서 생활한답니다.

끈벌레가 점액을 뿜는 특기가 있다면 연가시는 몸통이 아무리 꼬여도 스스로 푸는 특기가 있어요. 숙주 몸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어도 성체가 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이유죠.

2019년, 수중 생물 전문 유튜브 채널 '오브리더Breeder OH'는 '아무리 복잡한 매듭도 풀 수 있다는 기생충 연가시를 풀리지 않는 매듭법으로 묶어 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어요〈QR〉. 영상 속 40㎝ 길이의 연가시는 30번 이상 묶였지만 몸을 튕기며 매듭을 풀어냈답니다.


의료용으로 쓰이는 환형동물 '거머리'

평소엔 가늘지만 피를 빨아먹으면 굵어지는 거머리는 환형동물에 속해요. 환형동물은 고리 모양 마디(체절) 여러 개가 연속된 구조로 몸이 구성된 동물이죠. 거머리는 몸 앞쪽에 달린 입으로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동물이에요. 숙주에 달라붙은 지 30분 이내에 몸무게 10배에 달하는 피를 빨아먹을 수 있죠. 배불리 먹은 후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수개월을 버틸 수 있어요.

거머리는 흡혈하기 위해 숙주의 피부에 상처를 내요. 이때 히루딘(Hirudin)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는데요. 히루딘은 숙주의 피가 상처 부위에서 응고되는 것을 막는답니다. 피가 계속 흐르게 하는 거머리의 특기는 실제 의료 현장에 활용되기도 했어요. 정상적으로 피가 굳어버리면 괴사할 조직에 의료용 거머리를 써서 계속 피가 흐르게 하는 거죠. 고대 도시 바빌론에선 거머리가 치유의 상징이기도 했답니다.

→ 기사에 나온 동물을 제외하고 가늘고 기다란 생김새를 가진 동물 3가지를 찾고, 동물 종류를 분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