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식량난이 악화된 배경에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 여파가 커요. 러시아는 전 세계 밀 수출 1위 국가였어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전 세계에 밀을 수출하는 나라였지요. 우크라이나 곡창지대는 전 세계에서도 밀 생산지로 손꼽히고요. 전쟁 직후 러시아가 흑해(黑海) 항로를 막으면서 곡물을 운반하는 선박 수가 크게 감소했어요. 전쟁을 반대하는 서방(西方) 국가들은 러시아의 수출을 막기 위해 육로를 봉쇄했고요. 우크라이나는 항구와 육로가 모두 막히는 상황에 처해졌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밀 공급량의 3분의 1이 줄었어요. 공급이 부족해지자 밀가루 가격은 치솟았고요.

지금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13개 항구 중 7개를 막고 있어요. 정상 운영 중인 항구마저도 러시아군이 미사일과 드론으로 주기적으로 공격해 곡물 수출 운영에 차질을 겪고 있죠.

소말리아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는 밀을 대부분 수입하는데 그중 90%를 우크라이나에 의존했어요.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소말리아 사람들은 밀을 제대로 구할 수 없게 됐답니다. 밀가루를 구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 이전처럼 사 먹기 어려워진 거죠. 또 소말리아는 30년이 넘도록 내전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소말리아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테러 단체와 맞서고 있는데요. 테러 단체가 장악한 곳에서는 식량을 구하기가 힘들어요. 다른 나라에서 지원이 와도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지요. 소말리아와 인근에서 살아가는 약 90만 명은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요.

폭염이나 가뭄 같은 갑작스러운 기후 변동 때문에 밀 생산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어요. ▲러시아 ▲미국 ▲캐나다 ▲프랑스 ▲우크라이나는 세계 5대 밀가루 수출국인데요. 유럽연합(EU) 최대 밀 수출국으로 꼽히는 프랑스는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면서 2022년 최악의 작황이 나타났어요. 미국에서도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주에서 심각한 가뭄을 겪었어요. 뒤바뀐 기후 때문에 캐나다는 파종이 예년보다 늦어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요. 밀가루가 부족해지자 인도를 비롯해 밀가루를 수출하던 다른 나라에서는 식량 안보를 내세워 밀가루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까지 펼치기도 했답니다.

이전부터 심각한 기근을 겪어온 국가에서도 기후 문제로 인해 식량 생산이 더욱 힘들어졌어요. 소말리아는 우기 5번이 지나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농사짓기는 당연히 어려워졌고, 가축이 먹을 풀조차 모자라 수많은 가축까지 목숨을 잃었고요. 2020년에는 메뚜기떼가 동아프리카를 휩쓸면서 식량을 먹어 치운 영향도 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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