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고속도로… ‘제트 기류’가 비행기를 힘껏 밀어준대요

추울 때는 러시아(모스크바)보다 추운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인데요. 1월 말 중국 최북단 지역 기온은 영하 63.4℃까지 내려가며 역사상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지요. 모두를 꽁꽁 얼어붙게 한 추위의 원인이 바로 하늘 높은 곳에 부는 ‘제트 기류(Jet Stream)’ 때문이랍니다.

▲ /Google Earth

겨울엔 한파 일으키고, 여름엔 폭염 일으키고

제트 기류는 성층권에 위치한 강력한 바람 띠를 뜻해요. 풍속은 최대 150㎧까지 달하는데요. 보통 태풍의 풍속이 17~60㎧라는 걸 감안하면 제트 기류가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강력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9~12㎞ 상공에서 부는 북극 제트 기류와 10~16㎞ 상공에 흐르는 아열대 제트 기류가 있어요. 한반도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북극 제트 기류랍니다.

북극 제트 기류는 겨울에는 강해졌다 여름에 약해지길 반복해요. 고위도와 저위도 사이의 기온 차가 클수록 강해지고요. 특히 겨울철 북극 제트 기류는 찬 공기가 중위도 아래로 내려가는 걸 막는 병풍 역할을 하지요.

물은 얼음보다 태양 에너지를 많이 흡수하는데요.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 빙하로 뒤덮여 있을 때보다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해, 기온이 가파르게 올라요. 북극(고위도) 기온이 올라 중위도와 기온 차가 줄어들면 제트 기류가 약해지죠.

또, 고위도와 저위도의 온도 차가 작아질수록 제트 기류는 뱀 모양처럼 구불구불하게 바뀌어요. 이 현상을 '사행(蛇行)'이라고 부르는데요. 굴곡에 따라 북극지방의 찬 공기나 아열대 지방의 뜨거운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퍼져 한파와 폭염이 심해지는 거랍니다.

항공기, 제트 기류 타면 비행시간 단축

제트 기류는 날씨 외에도 우리 생활에 영향을 줍니다. 제트 기류가 흐르는 높이는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고도와 비슷해요. 그래서 비행기들은 이 기류를 타고 이동을 하기도 한답니다. 제트 기류를 따라 비행하느냐, 반대로 비행하느냐에 따라 비행시간이 달라진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방면 항공편을 예로 들어볼게요. 인천에서 LA 구간 비행시간은 약 11시간 정도예요. 반면, LA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경우 13시간 20분이 걸리죠.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일본행도 제트 기류의 영향을 받는데요. 인천에서 나리타(도쿄)공항까지의 비행시간은 2시간 10분 정도지만, 돌아오는 구간은 2시간 40분으로 30분이 더 걸려요.

각 항공사는 제트 기류의 특성을 이용해 효율적인 비행을 계획하기도 해요. 예컨대 제트 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불어요. 북태평양 위쪽으로 흐르는 제트 기류를 이용하면 뒤에서 바람이 항공기를 밀어주기 때문에 연료를 덜 들이고 빠르게 비행할 수 있어요. 이와 반대로 돌아올 때는 맞바람을 뚫고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겁니다.

→ 제트 기류를 타고 하늘을 나는 모습을 동화 속 한 장면으로 담아보세요.

'세상 가장 강한 바람' 제트 기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