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현지 시각), 미국 IT 기업인 구글이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를 전 세계에 전면 공개했어요. 이날 열린 글로벌 기자 간담회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최고경영자)가 "바드가 영어를 제외하고 '한국어'와 '일본어'를 우선 지원한다"고 발표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답니다. 구글은 왜 우리나라를 먼저 선택했을까요?

순다르 피차이 CEO는 "한국과 일본은 최첨단 IT(정보 통신 기술)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고 설명했어요. 이어 "1999년에 서울에 방문했을 때 택시 운전기사가 휴대전화 3대를 이용하던 모습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또 일본에 갔을 때도 식당에서 손님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문자를 주고받는 것을 봤다"며 인상적인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른 한국과 일본의 언어를 먼저 지원하겠다고 한 거죠.

특히 우리나라에는 '얼리 어답터(제품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구입해 평가를 한 뒤 주위에 제품 정보를 알려주는 소비자)'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한국어를 우선 지원한 것으로 분석돼요.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하려면 피드백이 빠르고 많아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인이 제격이라는 거예요. 또 학습 난도가 높은 언어인 한국어를 AI가 더 빨리 습득해야만 세계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는 계산도 반영되었지요. 순다르 피차이 CEO는 "한국어는 영어와 전혀 다른 언어"라며 "한국어를 배우면 다른 언어 학습을 하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했답니다.

또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견제하려고 한국어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해요. 세계적으로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초대형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나라가 얼마 없거든요.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과 중국, 일본이 꼽히죠. 특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만든 사이트와 프로그램이 세계의 IT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내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용 빈도 1·2위를 독점하고 있지요. 소셜미디어(SNS) 분야에서도 카카오톡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어요. 또 문서를 작성하는 플랫폼도 MS 워드 대신 국내 기업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을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죠.

우리나라처럼 국내 포털이나 IT 자산을 갖춘 국가는 드물어요. IT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구글이 만든 챗봇 '바드'를 쓴다면 구글의 명성이 높아지겠죠? 바드가 한국어 버전을 먼저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이유 중 하나랍니다.

→ 일상 속에서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는 것을 느낀 사례를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